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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소금 Mar 24. 2017

나는 사실 꼴찌였다.

일러스트레이터 한소금의 학창시절 미술점수는?

나는 사실 꼴찌였다.

열 여섯,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다.

나는 빠른년생이라 16살에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림그리는사람이 되고자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가 아닌 애니메이션과가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다행히 도보로 30분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의 고등학교였다. 그 곳이 나의 인생을 바꿔놓을줄 몰랐다.

미술수업시간, 나는 처음으로 아그리파 석고상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입시미술이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되었다. 입학한 친구들의 소묘실력은 정말 뛰어났다. 이미 프로페셔널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게되었다. 입시미술이란 단어도 처음알게 되었던 나는 그 순간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미술꼴찌의 시작을

알린 미술시간

소묘를 그릴때 연필을 잡는법까지 처음 알게 된 나는 그정도로 미술초보자였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인물, 캐릭터를 그리기 위한 그림 그리는 곳이 아닌 미술의 기초를 시작한 곳이었다. 아무리 밤새 연습하고 그림을 그려도 친구들의 실력을 따라갈 수 없는 내 자신을 내가 재촉하기 시작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나의 연습날에도 언제나 옆에 엄마가 있어주었다.

그리고나서 소묘실기시험 점수가 나왔다. 30명중 28등, 뒤에서 2등을 한 기억이 있다.

어린마음에 충격을 받았다. 그렇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학원에 다녀야할까?

고등학생 때 그린 그림으로 점차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든 작품이다.

17살, 나는 피카소 그림에 영향을 받았고, 기하학적인 문양과 스타일 위주로 나만의 스타일이 담긴 작품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고등학교 2,3학년때 상위권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독특한 나의 그림세계에서 항상 외로울 수 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그림과는 다른 나의 스타일은 처음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지만, 대학에 가기위한 입시미술의 그림과는 다른 길이었기에 항상 외로울 수 밖에 없었다. 한 반에 30명 중 28명이 입시미술학원에 다니는 상황 속, 주변환경에 민감한 나이 16살은 흔들리고 또 흔들리고 흔들렸다.

고등학교 3학년, 입시미술을 하기에는 늦은 나이. 친구들은 나의 걱정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친구가 다니던 홍대에 위치한 미술학원에 상담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다니지 않았다.

어려운 가정형편도 그렇지만, 나의 마음이 끌리지않았다. 이미 충분히 노력으로 모든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나는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할 수 있는 전문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회화, 그래픽디자인, 일러스트 등 2년동안 잊지못할 친구들과의 추억 그리고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꼴찌에서 1등으로

대학교 때 그린 작품. (아크릴 온 캔버스)

아크릴물감을 만지게 되고, 종이가 아닌 캔버스 위에 작품을 그리는 나의 작품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

나의 기하학적이면서 추상적인 작품은 고등학생때는 비주류작품이라며 기를 못펴고 살았지만,

대학교에서는 달랐다. 나의 작품세계를 처음 인정해준 곳이었다. 단순히 최고점수를 받는게 전부인 목표가 아닌, 내 자신에 대한 한계를 뛰어넘고 내 자신이 만족할 수 있었다는 것, 이러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내 인생에서 다시 느낄 수 없었던 추억이자 과정이었다. 

대학생 때 그린 나의 작품

그림에는 정답이없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수학은 정해진 공식과 정답이 있지만,
그림은 그렇지않아요!

생각, 감정이 담긴 예술, 그래서 참 재미있어요!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는데도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다.

이처럼 그림을 그리는 일에는 정말 정해진 정답이없다. 누구나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작가가 되는 그 순간이 바로 그림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나는 꼴찌에서 1등으로 그리고 지금 다시 사회에서 꼴찌로 시작하며

미래를 그려나가고있다.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고등학생때 포기하지 않은 내 모습을 보며 대학생때처럼 나의 전성기가 다시 찾아오리라 믿고있다. 그만큼 내가 더 더 더 노력해야된다.


맨날 웃을 수 없는게 인생, 맨날 웃음을 줄 수도 없는게 그림,

하지만 나의 노력과 여러 날들이 합쳐져 곧 다가올 미래에 웃을 준비를 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작품도 많이 보러와주세용

www.instagram.com/hansalt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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