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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소금 Apr 06. 2017

그림이 밥벌이가 돼?

그림그리며 밥벌이 할 수 있어? 얼른 취업해, 넌 이미 늦었어 어떡하니?

오늘 난 디자인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그림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까지

난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림으로 밥벌이를 할 수 있냐는 오지랖넓은 말들과

1등이 되지 못하는, 유명하지않다는 온갖 수식어로 나의 미래를 연필깎이로 깎기에 바빴다.

받아들여야하는 충고는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가끔 충고가 도를 넘어 나의 자존감을 깎을때도있다.

그냥그런가보다 신경쓰지않고, 넘어가는편이지만 요즘은 왜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부쩍 많아지는건지 모르겠다.

어딜가서 스트레스를 푸는 성격이 아니라 역시 그림을그리며 스트레스를 풀고있다.


청첩장디자인제작 과정, 꽃그림 하나 그린걸 까먹고 다른 꽃그림그리다 당황했으요 ㅎㅎ

사라진 꿈을 가지다.

사실, 나는 새로운 꿈이 생기지않았다. 작가라는 꿈을 이뤘을땐 행복감보단 허탈감이 가장컸고,

4번의 해고와 연속되는 취업실패로인한 스트레스로 내 인생은 사람인과 잡코리아에 맡긴채 하루를 살아갔었다. 그 시간들을 후회하지만, 괜찮다. 도전했던 과정이기에 괜찮다.

스물여섯, 네 나이에 어딜가도 신입디자이너 받아주기엔 늦었다는 말과

빨리 네가 성공해서 집안을 일으켜야한다는 가족들의 부담감, 엄마가 죽기전 내게 말해줬던 마지막 말 등

부담감과 세상에대한 무서움이 가득찼다. 내가 공모전에서 수상을 해도, 작가로 선정되어도 항상 축하의인사는 내가 내 자신에게 하는 이 외로운 삶에, 외로움은 늘 내 친구였고 당연한 존재라 받아들인다. 나는 내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생각한다. 많은 돈을 벌진못했지만, 많은 작품을 만들고있고, 하늘이 엄마를 데려갔지만, 남은 인생 무서울게 없다는 용기를 점점 가지고있고, 이렇게 하루하루 성장하고있다.

내가 언제까지살진 모르겠지만 내가 죽어도 작품들은 남아있을테니 그걸로 됐다.

이런 내게 꿈이란게 하나 생겼는데, 그건 바로 책을 내는것이다. 
나의 그림만 가득찬, 성공일대기의 책이 아닌 정말 그림그리는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정말정말 내고싶다. 아무리 SNS로 내가 힐링글과 힐링그림을 올려도 스마트폰으로 간직하기보다 하나의 책으로 두고두고 간직하며 찾아보는... 그런 선물같은 존재의 책을 내고싶다. 내가 그림그리는 사람이기에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판매되고있는 문구상품들을 보면 디자이너의 열정과 고뇌가 보인다. 나는 언제나 디자이너들을 존중한다. 최저시급, 풀야근 등 어려운 환경속에서 참고버티는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싶다. 그 끈기와 열정을 배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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