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8일
지난주 목요일 클럽하우스를 처음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써서 시작한 것은 아니고, 주변 사람들보다 빠르게 써서 인싸각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는데 실패했다. 이건 타고나야 하는가 보다.
목요일 점심, 클럽하우스를 시작하고 처음 들어간 방은 '애~매한방'이라는 곳이다. 들어가니 하연주님과 장근석님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분은 스피커로 올라오더니. 그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이 맞냐고 놀라며, 말을 섞은 것에 대해 감탄하더라.
저녁에는 재주소년님의 방에 들어가 서른 명 남짓한 사람들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라이브로 들었으며, 밤에는 숭님이 배민 분들과 함께 만든 방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초대된 김봉진 대표님께 과거 일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돌렸다. (전 회사 BC카드 경쟁 입찰 때 샘플 영상 모델에 흔쾌히 응해주셨었으며, 그 결과 BC카드 입찰 건은 수주했다.)
다음날 금요일 저녁에는 술 먹고 이야기는 방에 들어가, 내가 소주를 얼마나 많이 마시고 있는지를 프사로 어필했다. 프사가 바뀌니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더라. 사실 너무 취해서 말은 못 하고 듣고만 있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나름 열심히 클럽하우스를 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본연의 일상으로 돌아와 클럽하우스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토요일, 일요일 사이에 아는 지인들의 가입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사람들이 클럽 하우스를 하루 종일 켜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업병이 도졌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2020년 4분기 크리에이터 클럽 활동이 밀린지도 벌써 3달이 넘었으며, 4분기 트레바리는 딱 한번 모이고 사라져 버렸다. 11월 코로나 3차 대유행과 함께 2.5단계가 시작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잃어버린 것이다. 스푼, 팟캐스트, 유튜브는 대화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일방향적이었으며, 줌은 같은 취향의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클럽하우스는 여기에 불을 지폈다. 클럽하우스 방제목을 보면 대부분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글 쓰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 '삼행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맛집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관심사/취향이 중심이 된 대화방이 열린다. 취향 기반의 대화 공간을 찾은 것이다.
페이스북을 초창기에 썼던 사람들은 알고 있다. 페북 초창기에는 연예인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면 답글을 달아주는 경우도 있었으며, 연예인과 페친을 맺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시간이 지나 연예인 사칭 계정도 꽤 많이 돌아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위에서 장근석/김봉진 대표 사례를 든 것처럼 지금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면 셀럽들과 육성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댓글에 대댓글을 넘어, 영상에서 내 댓글을 읽어 주는 것을 넘어 직접 육성으로 대화가 가능하다니. 대단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이 부분이 현재 클럽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리게 하고, 하루 종일 켜놓고 있게 만드는 큰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확산이 엄청 빠르게 되고 있어서 가입자수가 늘어남에 따라 이 기회는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심지어 오늘은 네이버 실검에 클럽하우스가 뜨더라.
또한, 페북 채널,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미디어들을 볼 때 초기 팔로워를 많이 보유하게 되면 모두 비즈니스화가 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새로운 판에서 인싸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눈치 빠른 퍼스널 브랜더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유튜브를 볼 때 화면을 가로로 돌리지 않고, 작은 화면 그대로 보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리고 영상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댓글을 같이 읽는 사람들도 늘었다. 사람들은 이미 '영상을 집중에서 보는 것' 보다 '콘텐츠의 전체 맥락을 즐기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영상물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영상에서 다루는 주제를 중심으로 오고 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 대화들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대화 속에는 드립도 있고, 새로운 관점과 시각이 있다. 더 풍부해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아침 출근길에 눈을 감고 싶고, 너무 많은 콘텐츠에 노출되어 피로감이 드는 것도 한 몫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콘텐츠를 즐기는 방법의 변화 아닐까.
클럽하우스 가입이나 이용 절차를 볼 때는 굉장히 폐쇄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 도 있다. 실제로 인싸라고 불리는 사람들만 현재까지는 가입하고 있으며, 그러다 보니 대화를 하는 주제도 난이도? 심도? 가 조금 있는 편이다. 특히 스타트업 관련한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고, 글로벌 인재들의 대화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누군가는 삼행시를 하기 위해 방을 만들고, 누군가는 성대모사를 하기 위해 방을 만든다. 건설적인 이야기를 금지하는 방도 있으며, 소소한 잡담을 나누기 위한 방도 존재한다. 사람이 늘면 늘수록 폐쇄성은 점점 사라지고, 열린 플랫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 잠드는 방도 생길 것이고, 단 둘이 진솔한 대화를 하며 밤을 새우는 방도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이야 500명, 1,000명씩 있는 방이 눈에 띄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방에 들어가서 콘텐츠를 즐기지만. 내 고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이 가입을 하면 소소한 방들도 눈에 띄게 늘지 않을까 예상된다.
오피니언 리더가 이끄는 몇 천명 단위의 방에서부터, 친구들과 소소하게 대화할 수 있는 방까지. 플랫폼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의 영역이 넓어, 클럽하우스는 오히려 더 개방적인 플랫폼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다가 누구에게나 발언권을 줄 수 있다니.. 이런 것도 클럽하우스의 개방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양한 관심사의 대화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할 수 있다는 것도 열광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클럽하우스에 열광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이 들어오고, 다양한 방들이 생기고, 다양한 형태로 이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 한 달 후엔 클럽하우스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