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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진 Aug 07. 2023

광고에 프로토타입은 없다

알베르토 사보이아의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읽고

광고 아이디어는 '어떻게 하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까?'에서 출발한다. 


제품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격적인 불편, 신체적인 불편을 해소해 주는 서비스나 제품은 기본이고, '단순히 예쁘기만 한 제품'들도 어떻게 보면 심미적 완성도 혹은 평범함에서 불편을 느낀 사람들을 위한 해결책이다.


가끔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면서, 완전 새로우면서, 대박이라 생각되고, 나를 재벌로 만들어줄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수많은 니즈와 문제점을 한큐에 충족시키는 미친 아이디어 말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난 천재일지도 몰라.'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에는 공통점이 있다. 다음 날 다시 보면 '이게 맞나? 다시 보니 좀 별론데?'라고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다다음날이 되면 불신은 더 깊어지고, 아이디어에 허점이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는 세 가지 선택의 기로를 마주한다.


첫 번째는 '이건 정말 미쳤다'라는 말이 튀어나올 아이디어를 새로 내는 것.

두 번째는 '이게 미친 아이디어가 맞다'는 이유를 찾고 검증하는 것.

세 번째는 '에이 디벨롭 하다 보면 괜찮아지겠지'하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것.


책을 읽으며 느꼈다. 테스트 페이지나 시제품을 만들 수 없는. 프리토타이핑을 할 수 없는 광고 아이디어의 불패는 "와! 이건 정말 미쳤다"라는 느낌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구나. 


또한, 기본 가설이니, 숫자 기반 xyz 가설이니, 시장 조사니 등등 검증 후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나왔을 때! ‘다음 단계에서 디벨롭하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뭉개는 것이 아닌 그 자리에서 수정하고 바꾸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자세도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일을 할 때, 항상 검증하고 가설을 세우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다. 실패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 않는다. 마냥 ‘잘 되겠지’ 생각하고 있다가 예상치도 못한 상황과 방법으로 실패를 마주하는 일은 없다.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는데 '괜찮겠지~, 설마~'하고 넘겼을 때!

기가 막히게 예상 그대로의 실패 시나리오를 현실로 마주하게 된다.


제목 그대로 광고는 프로토 타입이 없다. 

그래서 계속 소비자에 빙의하여 시뮬레이션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50대 아저씨에 빙의해서, MZ세대에 빙의해서, 특정 커뮤니티 네임드에 빙의해서 보았을 때도 "와! 이건 정말 미쳤다."라는 느낌이 유지된다면. 그게 바로 광고 아이디어의 '될 놈' 아닐까?




요즘은 프리토타이핑을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진 것 같다.


제품 같은 경우 와디즈나 텀블벅 펀딩을 통해 내 아이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할 수 있다. 실제 생산된 제품이 없는 상태에서 상세 페이지 디자인 시안과, 제품에 대한 기획과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SNS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프리토타이핑이 될 것 같다. 영상은 유튜브에 업로드를 해서, 그림이나 캐릭터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가능하다. 본격적인 영상 제작 및 캐릭터 사업, 전시회 등을 진행하기 전, SNS를 잘 활용하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것은 물론 사전 팬덤까지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웹툰이 영화/넷플릭스 시리즈 시나리오의 프리토타이핑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웹툰을 통해 소비자에게 해당 스토리가 먼저 공개되고, 스토리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토대로 흥행 가능성을 책정하여 뭔가 안전하게 영화나 컨텐츠 제작에 돌입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사용하는 척할 수 있는 프리토타입'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실질적인 소비자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얼마나 틀에 갇히지 않고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으며, 다양한 테스트를 실천으로 옮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정리1. 아이디어를 불패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자세

8p: 세상에서 가장 독한 사람은 자신의 실패를 복기해 보는 사람이다. 실패는 마주하는 것만으로 고통스럽다. 하지만 다음에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냈던 아이디어의 민낯을 마주하고 실패의 과정을 복기해보아야만 한다. 그것이 연애이든, 스타트업이든 말이다.


136p: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모두 셀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셀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서 모두 중요한 것도 아니다.' 좋은 말이다. 가슴에 새길 말이다. 하지만 다음 문장도 참이다. '중요한 것 중에 일부는 셀 수 있고, 또 세어야 한다.'


306p: 형사법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법정에 세우는 시장의 법칙으로 오게 되면 우리는 내 아이디어가 '안 될 놈'이라는 유죄 추정에서부터 시작한다. 내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실패할 거라고 일단 가정하고 들어간다. 확고한 증거를 충분히 제공해서 배심원의 마음을 내 아이디어에 호의적인 쪽으로 돌려놓아야 하는 것은 우리 책임이다.


정리2. 프리토타이핑

70p: 개발과 출시에 문제가 있어, 시장에서 실패하는 제품의 비율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제품이 실패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제품 아이디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196p: 모형이나 작동하지 않는 시제품은 혁신의 과정에서 아주 흔히 활용된다. 하지만 그 모형이 실제로 작동하는 척하면서 사용해 보는 행동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기억하라. 프리토타이핑에서는 '사용하는 척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258p: 많은 것을 투자하기 전에 테스트하라.


343p: 생각랜드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완성된 제품의 시장 출시를 서둘러서도 안된다. 대신에 제품을 출시하고 싶은 간절함을 이용해 먼저 시장을 테스트하라.


*책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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