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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춘 Jan 14. 2023

생각나는 즉시 메모하는 것이 이르케 중요합니다!

기억을 찾아가는 길

어제 나는 곱슬머리로서 직모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썼다.


그 이야기는, 아침에 출근을 해서 자리에 가방을 두고, 외투를 벗어놓은 후, 탕비실로 들어가서 머그잔에 뜨거운 물을 받으며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다가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 중에 동료직원의 긴 생머리를 보는 순간 떠오른 것이었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곱슬과 생머리에 대한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오늘의 글쓰기 주제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스마트폰을 열어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시켰다.

네이버 카페 어플을 열고, 남쌤 사진을 클릭, 글쓰기 버튼을 클릭, 94일 차라는 숫자를 적고 제목을 적으려는데, 카톡 어플 머리 위로 메시지가 왔다는 빨간 숫자가 보였다.

(남인숙 작가님의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메시지를 먼저 읽고 글을 쓰려고 카톡을 열었다. 광고메시지를 삭제하고, 친구의 메시지에 가볍게 답을 남기고 창을 닫았다.

다시 카페 어플을 열고 남쌤 사진을 클릭했다.

이제 써보려고 글쓰기 버튼을 눌렀지만,

늦어버렸다. 무엇을 쓰려고 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뭐더라.

출근하자마자 났던 생각이었는데.

무슨 비랑 상관있었던가.

깊은 의미 있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재밌는 생각이라고 여겨졌었는데.

뭐더라...ㅈ자가 들어갔던 거 같은데...


갑자기 까먹은 기억은 크든 작든 은근히 사람을 미치게 한다.

머릿속에 있긴 한데 저 구석 안 보이는데 숨어서 꺼내려고 손을 집어넣어도 닿을 듯 닿을 듯 안 닿는 감질나는 답답함이 포기를 못하게 만든다.


다른 주제를 써도 될 일이고. 별것 아니었던 것이 확실한데도 이 망각이 답답해서 꼭 기억해내고 싶었다.


그 후련함을 찾기 위해 나는 다시 탕비실로 향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정수기에 서서 창을 바라봤고, 사무실로 돌아와 내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오는 길에 생머리 동료직원의 자리를 지나서 내 자리에 앉았다. 업무시간이 다돼갔지만 그때까지도 흐릿했다. 포기하려고 업무 다이어리를 펼치는 순간, 번쩍 떠올랐다.


아! 생머리, 직모얘기 쓰려고 했었다!

 

가려운 곳을 벅벅 긁은 것처럼 어찌나 통쾌하든지 육성으로 아하~! 하고 외쳤다.

누가 봤으면 무슨 놀라운 아이디어라도 생각해 낸 줄 알았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나는 즉시 적어놓는 노트가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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