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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춘 Dec 03. 2023

#7. 내가 좋아하는 최화정

살면서 정해놓은 수많은 멘토들



얼마 전, 방송인 최화정이 유튜브에서 아침 식사하는 장면을 봤다.

온 집안에 햇살이 들어오는 아파트에서 선글라스를 낀 채로 창밖을 보며 사과를 가는 모습이 러블리하게 보이는 건 최화정이 아니라면 풍기기 힘든 매력이다.


역시나 이번에도 최화정은 특별하고 재밌는 메뉴를 소개했다.

출출할 때면 사과를 땅콩버터에 찍어먹는 것. 사과를 얇게 썰어서 레몬즙과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그걸 땅콩버터에 찍어 먹는데 그게 뭐라고 꼭 따라 하고 싶어졌다. 땅콩 100%짜리 쨈을 냉큼 사서 나도 먹어봤다.


이게 참 묘하게 맛있다. 사과에 레몬즙을 뿌리고 올리브 오일을 둘러주면 별것 아닌데도 샐러드 느낌이 난다. 사과가 더 새콤하고 단단한 느낌이다. 그리고 입천장에 붙으면 열이 날 만큼 끈적한 땅콩버터도 아주 매력적이다. 원래도 땅콩버터를 가끔 먹었지만 주로 가미가 된 것들이었는데 이건 땅콩만 들어있는 거라 순수한 땅콩맛만 난다. 여기다가 사과를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별미다.



나는 원래 최화정의 팬이다. 그건 오래전에 최화정이 쓴 어떤 책을 읽고부터였다.

대학교 때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책만 번호대로 정리하고나면 거기 앉아 책을 봐도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보수는 적었지만 놓치기 싫은 꿀 알바였다.


그때 평소에는 잘 보지 않았던 요리책들 사이에서 최화정이 쓴 요리책을 보게 되었다. 책에는 간단한 요리방법과 요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이 담겨있었다. 요리책이라기보다는 요리에 대한 에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책의 느낌이 좋아서일까, 그다음부터 최화정은 나에게 상큼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혼자서 정해놓은 멘토가 분야별로 참 많다. 살면서 수많은 멘토를 섭외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는 것은 정신 건강에 좋다. 실제로 만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만든 자료를 보고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게 멘토 아니겠는가.


영어 공부에 대한 멘토, 두루두루 섭렵해 놓은 분야별 동기부여 강사들, 인생책들.

어떤 땐 드라마나 영화도 멘토가 될 수 있다. 웃고 싶을 때는 응답하라 시리즈나 멜로가 체질을 몇 편 본다. 건강이 걱정되거나 미래가 불안할 때는 드라마 '풍선껌'이나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명장면을 본다.


최화정도 그런 멘토 중 하나다. 생각하면 기분 좋은 사람. 다이어트를 맛있게 하는 사람, 나이 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피부 노화를 최대한 느리게 맞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래서 나에게는 그도 멘토다.


한동안 먹을 것 같은 땅콩버터와 사과, 그와 더불어 최화정이 등장하는 유튜브도 신선함이 필요할 때마다 여러 번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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