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에 중간고사를 본다는 아들.
중1 때는 세 과목 기말 고사만 봤고 드디어 제대로 된 중간고사를 보나 했는데 이번에는 수학과 과학만 본단다.
"그래도 과학 문제집 좀 사야 하지 않을까"
"왜?"
"수학은 과외를 하지만 과학은 수업만 듣잖아. 문제 안 풀어보면 시험은 못 볼 거 같은데."
"그런가, 그래도 50점은 맞을 수 있겠지."
"......"
(어제,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를 보던 중)
"일본어가 더 쉬운 거 같아. 중국어는 성조가 있어서 너무 어려워. 그걸 어떻게 다 외워?"
"아, 너 제2외국어 중국어지? 어때? 할만해?"
"성조가 네 개야. 아, 아! 아?, 아~. 이걸 어떻게 외워."
"시험도 볼 텐데 괜찮겠어?"
"그냥 어떻게든 해서 50점은 맞아야지."
"...... 야, 50점은 못한 거야!"
이쯤 되면, 이 아이의 목표는 50점인 걸까?
헛웃음도 나오고 걱정도 되었다가 또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답이 뭘까.
만약 아들이 50점으로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 기준이 틀린 거라고 말해줘야 할까?
통상적으로 최소한 80점은 맞아야 괜찮은 점수라는 건 엄마 생각이다. 그건 어디서 나온 기준이지?
합격과 불합격이 있는 시험이라면 명쾌하겠지만 중간고사에 기준은 없다.
요즘 중학교 시험에 등수가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등수를 확인하면 자신이 어떤 위치인지 스스로 알아차려 분발할 것인지, 그것도 궁금하다. 몇 등을 했을 때 괜찮은 등수라고 만족할까.
저 아이는 어떤 사람일까.
집안에서의 아들은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영역이 넓어질 때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것 같다.
나는 오늘도 아들을 보며 욕심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