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산성 아래
밤을 밝히는 요란한 간판 사이 공주 호텔이 있다.
호텔 스카이 라운지에는 새벽 4시부터 바지런히 움직이는 조식 여사님이 있다.
출장온 직원들 밥 먹고 가라고 7시 오픈할 식당 문을 6시부터 열어둔다.
계란만 하나 먹고 갈게요.
아녀 아녀, 콩나물 김칫국 엄청 맛있게 끓였어. 한모금 하고가.
마지못해 뜬 국을 바닥까지 다 마시고 한 국자 더 먹는다.
너무 맛있어요.
기지? 너무 시원허지?근데 애기 엄마여?
네, 애 하나 있어요.
아유, 유부녀들은 출장 안왔으면 좋것어. 이런말 하지 말라는데 나는 그려.
애어매들도 출장가냐? 애어매들은 회식 안가면 안되냐?
엄마가 물으면 소락대기를 질렀었다.
피식 웃음이 난다.
오늘 올라가요?
예, 오늘 가요.
내일 아침에 잡채 맛있게 무쳐줄라고 했는데.
불편한 오른 무릎을 눈에 띄게 절름대며 아쉽게 주방으로 돌아선다.
다음에 또 올게요.
내일 아침에는 엄마 밥 천천히 먹고 출근해야지
가끔 출장을 다닙니다.
숙소 비용에 제한이 있어 국내 출장은 호텔에 못 묵고 모텔급 관광호텔에 묵는데요. 요즘 모텔은 간단히 조식을 차려 호텔의 구색을 맞춰주는 곳이 더러 있습니다.
지난 겨울
충청도 어느 관광 호텔에서 피곤한 새벽 계란하나 먹고 나가려다 조식해주시는 주방장 여사님 권유로 김칫국을 한 사발 마시고 밥까지 먹고 나왔습니다. 여직원 혼자 출장온것이 안쓰러웠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건네셨어요.
안쓰러운 마음에 출장 갈때마다 한마디씩 하는 우리 엄마가 하는말을 여사님이 하시네요. 그때마다 엄마에게 버럭 성질을 냈었죠. 돈 거저 버느냐고 생색섞인 짜증을요.
마흔이 넘어 늙어가면서도 더 늙은 엄마 옆에 빌 붙어서 아이 맡기고 밥 얻어먹고 다니는 호사스러움을 자꾸 까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