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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흑백필름 Apr 02. 2023

네이버의 '보이는 손'

'형 글에서 '휴먼'처럼 클릭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네이버 vs 슬롯'이라는 내 글을 읽은 호기심 많은 한 동생이 한 질문이다.

 

'휴먼'처럼 클릭한다는 걸 네이버는 어떻게 정의할까? 인간과 슬롯을 네이버는 어떻게 구분할까? Chat-GPT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해서 인간과 구별이 되지 않는 G-AI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2023년도에 'Human'과 'Machine'의 행동 패턴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미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 창조하고, 실수하는 기계를 맞닥뜨리고 있는 지금, 인간과 기계의 차이를 패턴을 통해 분석하는 게 가능할까? 네이버는 이런 현실에서 인간 클릭과 머신 클릭을 어떻게 구분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네이버 쇼핑을 운영해 나갈까?


머신 클릭을 속칭하는 슬롯의 종류부터 알아보자. 내가 알고 있는 슬롯의 방식은 아래와 같다. 


1. 초기 리얼클릭형 : 알바생들을 모집해서 각자 자기 폰으로 직접 클릭하는 방식. 모집과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2. 리얼클릭 리워드형 : 클릭에 보상을 해주는 웹사이트 또는 앱을 만들어서 다수에게 홍보. 나의 클릭 자체가 돈이 된다니? 중간 대행사는 일정 수수료를 떼고 클릭한 사람에게 포인트나 캐시를 지급. 이 모든 것을 시스템화시켜서 효율을 추구한다.

3. 브라우저형 : 오토클릭이나 파이썬 등을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직접 브라우저를 열고 사람과 유사한 패턴 과정을 거친 후 클릭을 발생시키는 방법. 한 클릭당 하나의 컴퓨터가 필요하고 속도가 느리며, 패턴이 단조롭다는 단점이 있다. 

4. 패킷형 : 서버에 클릭 정보를 담은 패킷을 바로 전송하는 방식. 브라우저형의 느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 비용을 대폭 낮춰 트래픽 작업을 보급시켰다. 판매자들에게 스팸이 난무하게 된 시점이 이 방식이 대중화되면서인 걸로 알고 있다.


현재는 패킷형이 대세다. 하지만 작용에는 반작용이 따르는 법. 3월 중순에 네이버가 슬롯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기존의 패킷형이 먹통이 되자 전통적인 리얼클릭 리워드형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지금 모든 슬롯이 다 막힌 거 알고 계시죠?

한 곳도 빠짐없이 다 막혔어요.

지금이 기회입니다. 저희는 100% 실제 유저들이 작업하는 실유저 무한타입니다.

타수당 60원

100타 10일 6만 원

300타 10일 18만 원

타수당 60원 비싼 게 아닙니다. 지금이 기회이니, 잘 생각해 보세요." 


지난주부터 보이는 스팸 메일 내용이다. 또 다른 곳은 실유저 확인 절차를 거친다고 타수당 100원을 책정하기도 한다. 사막 속에서 클릭이라는 물을 슬롯이라는 호스를 통해 양껏 마셨던 업체들은 클릭 한 타 한 타가 아쉽다. 그 틈을 파고 한 클릭에 얼마 얼마라며 생수값을 받고 클릭을 팔고 있다. 아쉬운 마음에 이거라도 구매하는 업체도 있고, 조금만 버티면 다시 예전처럼 저렴한 가격에 수돗물처럼 클릭을 벌컥벌컥 들이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타는 목마름을 참고 있는 업체도 있다. 


클릭당 60원에서 100원이면 돈 조금 더 보태서 차라리 네이버 CPC(Cost Per Click) 광고를 집행하는 게 낫지 않나 의문이 들 수 있다. 네이버 광고와 리워드형과는 결정적인 효과 차이가 있다. 네이버 CPC 광고로 발생한 클릭은 클릭 점수에 거의 반영이 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CPC 광고를 통해 한 클릭이 발생했을 때 예전에는 그 점수가 0에 가까웠다가, 지난해에는 1% 정도(100 클릭이면 실제 1 클릭 점수 제공) 선이다가 최근에는 5% 정도 반영되는 느낌이다. 이는 클릭해서 구매한 고객이 리뷰를 달거나 다른 목적으로 접속한 걸 내가 착각했을 수도 있다. 비공개 정보이고 측정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네이버 CPC 광고를 클릭 점수에 반영하는지 아닌지, 반영한다면 얼마나 하는지는 의미 있는 데이터를 나는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미미한 건 확실하다.


네이버가 CPC 광고에 클릭 점수를 반영하지 못하는 배경은 명확하다. 만약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면 네이버 쇼핑 랭킹이 자본에 의해 휘둘리게 되고 결국 랭킹 신뢰도가 무너질 게 명확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랭킹이 말 그대로 '돈 싸움'이 될 것이다(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CPC 가격은 천정지부로 올라 네이버의 매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광고의 집행 목적이 구매가 아니라 클릭 점수를 받는 거라서 랭킹에는 일대 혼란이 올 것이다. 네이버가 향후 CPC 광고에 클릭 점수를 부여하더라도 이는 아주 유연하고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다. 


반면 클릭당 60~100원씩 하는 리워드 방식은 랭킹 상승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다. 게다가 클릭 점수는 랭킹에 7일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축적의 효과도 있다. 네이버 CPC 광고는 클릭한 후 이탈하면 그걸로 바로 효과가 초기화되지만, 리워드 방식은 그 효과 기간이 7배나 큰 것이다. 요모조모 따져봤을 때 리얼클릭 리워드형이 CPC 광고보다는 훨씬 큰 메리트가 있다. 


리얼클릭형 부활과 더불어 네이버의 로직을 우회한 새로운 방식의 슬롯이 네이버의 공격 후 딱 2주 만인 3월 30일에 나왔다. 이용자가 폭주해서 서버가 터지는 등 인기가 뜨겁다. 조금 불안정하게 운영되는 점이 네이버가 이 슬롯 역시 막기 위해서 액션을 취하고 있는 걸로 추정된다. 또 다른 변이를 일으킨 슬롯을 보면서, 오미크론을 첫 발견한 질병관리청 직원들의 기분 같지 않을까.


랭킹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미쳐 조작하는 건 우리 사회 전반에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스포츠 경기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 서점가 사재기와 하물며 대학입시에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랭킹은 '힘'이 있고 '휴먼'은 그 힘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랭킹은 공정하게 매겨지기보다는 힘에 의해서 매겨진다. 그 힘은 정직하게 가질 수도 있고 각종 편법을 활용해 가질 수도 있다. 


'휴먼' 중 가장 뛰어난 인재 집단인 구글 조차 어뷰즈 문제를 해결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부쩍 구글에 검색을 하다 보면 어뷰징 결과가 많이 나온다. 상단 검색 결과를 클릭하면 'Loading... Please wait. This won't take long.'이라는 페이지가 뜬 후 피싱 사이트로 넘어간다. '휴먼'이 만든 놀라운 'Ai'가 자동 생성한 웹사이트들이 구글 검색을 오염시키고 있다. 챗-gpt도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으니 이 피싱사이트로 인한 구글 검색 결과 왜곡 현상은 더 심해질지도 모른다. '휴먼'이 '봇'의 도움을 받은 글과 머니를 목적으로 오로지 '봇'이 스스로 생성해 낸 가짜 글 사이 선별 작업은 나날이 어려워질 것이다. 구글도 진땀 흘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분증 제시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는 한정되어 있다. ID 생성 시 본인 인증을 거쳐 클릭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오래전부터 1인당 3개 이상의 아이디를 생성하지 못하게 제한했다. 이를 활용해 로그인한 계정의 활동에는 가중치를 부여하고, 비로그인한 계정에는 감점을 주는 것이다. 현재 보안업체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IP 대역대 차단보다는 효과적일 것이다. 다만, 비로그인 상태의 편리성을 막아 쇼핑 검색 진입장벽을 높여 커머스 플랫폼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 상용화되기는 쉽지 않을 거 같다. 만약 이 방식이 도입되면 슬롯업체들은 주민등록번호를 대량으로 수집해서 클릭에 활용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네이버 쇼핑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지금처럼 슬롯업체와 혈투를 벌이면서 클릭 점수 정확도 측정에 온 힘을 쏟으며 기술을 고도화시켜 나갈까? 나는 어느 시점이 되면 네이버가 무언의 패배를 선언할 확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그 패배는 심리적인 패배일 뿐이며 손익계산서상으론 승자일 것이다. 


우리는 네이버가 기업이라는 사실을 자주 망각한다. 네이버는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하는 선거관리위원회 같은 곳이 아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조 2천억 원의 매출에 1조 3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이익을 추구하는 주식회사다. 검색과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라인과 밴드, 그리고 N페이 등 핀테크 사업과 함께 커머스 사업을 진행하는 있는 이익 추구 사기업이다. 3월 마지막날을 202,000원에 마감한 시가총액 33조짜리 대기업이다. 랭킹 신뢰도를 높이고, 우수 제품을 판매를 도우면서 쇼핑 생태계를 바르게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겠지만, 비용 대비 이익이 적을 경우 언제든지 방향 전환을 할 것이다. 대학입시제도처럼 단순 랭킹 방식인 학력고사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제기되면 언제라도 수능으로 대학입시제도를 바꿀 수 있고, 수능도 언젠가 또다시 다른 제도로 바뀔 것이다. 


클릭수 측정을 막는데 들어가는 비용 대비 효율이 크지 않을 경우 네이버는 깔끔하게 '인정'하거나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지금은 견딜만한 상태의 문제이고, 해결할 만 수준이기에 개발 인력을 투입해서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모든 전쟁이 그렇듯 승산이 없다 싶으면 언제라도 병력을 다른 전장으로 돌릴 것이다. 아니면 비용 대비 효율이 무너지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물론 슬롯을 완전 정복하는 시나리오도 예측 가능하다.

혹시라도 네이버가 슬롯과의 네이버 순위 조작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미래의 네이버 쇼핑은 어떤 모습으로 운영될까? 나는 크게 5가지 방향성으로 추정한다. 개인화, 필터, 라이브, 디스플레이, 랭킹 영역 세분화.  사실 기반의 근거 있는 추론도 있고 직감에 의한 것도 있다. 


개인화 : 획일적인 랭킹 순이 아니라 2천여만 명의 네이버 쇼핑 이용자의 개별 화면이 모두 다르게 맞춤 식으로 노출. (사실 기반)

필터 : 목적에 맞게 필터 기능 강화. 내 주변 필터, 내일 도착 필터 등 필터를 세분화해서 노출. (절반 정도 사실 기반)

라이브 커머스 : 동적인 라이브 위주의 이커머스. 단순 클릭수보다는 제품과 콘텐츠 제작 능력이 중요 (사실 기반)

디스플레이 : 키워드 검색을 통해 랭킹 위주로 노출되는 영역(속칭 SA)보다 네이버에서 선별해서 임의적으로 노출해 주는 영역 강화. 네이버의 각종 윈도와 쇼핑 메인 등. (근거 없는 직감)

랭킹 영역 세분화 : 현재는 네이버 쇼핑 초록창에서 검색하면 광고 상품과 일반 상품이 랭킹 순으로 나온다. (정확히 3-10-3-10-4-10 방식의 무한 스크롤. 광고 3개 후 일반 상품 10개, 광고 3개 후 일반 상품 3개, 다시 광고 4개 후 일반 상품 10개 순). 이것이 상단에 일부는 신제품, 일부는 내일도착, 일부는 브랜드 제품, 또 일부는 무슨 무슨 제품 순으로 쪼개기를 할 것으로 추정 (약간 근거 있음)


여기서 주목할만한 지점은 디스플레이 영역의 강화다. 이 영역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배치가 된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은 이미 1929년 대공황 때 허점이 드러나 이제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당시 거대 상인들이 정부와 결탁해서 시장을 독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여만 배제하면 시장이 순작용을 할 것이라고 애덤 스미스는 주장했다. 정부만 빠지면 전지전능한 신처럼 '보이지 않는 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염원을 담았지만 현실은 유토피아가 아니었다. 네이버 역시 클릭수와 클릭률, 구매수와 구매액, 등록일과 리뷰수를 통해 완벽한 알고리즘을 만들면 네이버의 쇼핑 생태계는 '보이지 않는 손'처럼 완벽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 건 환상이다. '보이지 않는 손'을 무너뜨린 건 독과점도 있었지만 외부 요인이 더 컸다. 네이버 쇼핑의 유토피아는 '슬롯'과 '가구매'라는 외부 요인에 의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때 애덤 스미스를 맹신하며 자유주의의 첨병 역할을 했던 미국조차도 현재는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경제 체제를 관리하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인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미국 정부의 '보이는 손'이 반도체산업 육성법(CHIPS+)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으로 조정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네이버 역시 나날이 조금씩 네이버의 '보이는 손'이 조정 작업하는 영역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언급했듯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머신'의 클릭을 어떤 수로 선별할 것인가. 어뷰즈를 완벽하게 필터링한 순결한 상태의 랭킹 시스템은 애덤 스미스의 주장처럼 이론으로는 가능할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이뤄지지 않는 판타지일 뿐이다. 


예상은 예상이고 그렇다 치자. 우리는 평론가가 아니고 실행자인 만큼 그래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이러한 혼란의 시기일수록 신뢰 자본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어 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우리 같은 판매자의 신뢰 자본을 시장에서는 흔히 '브랜드'라고 부른다. 브랜드의 컨셉과 철학과 정체성과 비주얼 감도 같은 정성적인 영역도 중요하지만 좀 더 노골적으로 얘기하지만 네이버 키워드 도구에 검색되는 브랜드 검색 볼륨이 중요해질 것이다. '휴먼'이라는 종은 관심을 가지면 검색을 한다는 유력한 가설을 네이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휴먼은 봇처럼 패턴화 되어 있지 않고 논리성이 결여되어 있음에도 '왜 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이 브랜드가 좋아'라는 막무가내식 막연함이 있다. 봇에 의한 측정은 어렵지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기에 하나 더 해 그 브랜드가 검색량에 비율만큼 매출까지 나온다면 네이버는 합격점을 줄 것이다. 고객들에게도 인기 있고 판매도 잘 되는 곳이구나. 합격! 그리고 여기저기 네이버의 '보이는 손'에 의해 더 많이 노출되고 더 인기를 끌 것이다. 그러다 보면 키워드 도구에서 브랜드 검색량을 올리기 위한 '머신'들의 시도가 있고 가구매를 통해 매출까지 올려서 브랜드 랭킹을 올리기 위한 어뷰징이 생길 것이다. 


네이버는 브랜드 검색량 선별 작업과 네이버 외 인스타그램이나 구글 등 채널에서 검색량을 비교해서 브랜드 인지도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추가할 것이다. 그러면 또다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와 구글 등에 해당 브랜드의 콘텐츠를 올려서 브랜드 검색량을 키우고 가구매를 통해 매출을 올린 후 실구매 리뷰가 좋지 않으면 안 되니 고객 관리를 좀 더 하는 어뷰징이 생길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 이게 어뷰징인가? 진짜 브랜드 인지도인가? 하는 특이점(Singularity)이 찾아올 것이다. 어뷰즈 마케팅이 전통 마케팅과 만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조폭이 술집을 열어서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협박과 가짜술로 돈을 벌려고 했는데 생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좋은 술과 좋은 안주를 대접하고 친절해지다 보니 어느새 동네 인기 주점이 되는 꼴이다. 게다가 조폭이 손님들 칭찬에 기뻐하며 더 잘하려는 진정성까지 더한다면 백종원과 다를 게 뭐가 있는가. 첫출발은 그렇다 하더라도. 


네이버 쇼핑은 알고리즘에 의한 머신러닝과 인간에 의한 휴먼러닝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 나갈 것이다. 네이버의 머신은 끊임없는 학습으로 슬롯을 비롯한 어뷰즈를 제외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 한쪽에서는 피부도 초록색일 것 같은 네이버에 종사하는 인간이 인위적인 노출을 통해 학습을 해 나갈 것이다. 머신에게는 슬롯업체들이 무한패치를 대응할 수 있지만, 초록색 인간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브랜딩'이라는 패치가 필수적이다. 브랜드는 클릭점수처럼 축적도 된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이 터널처럼 깊고 어둡고 길기 때문에 인내와 끈기와 고집이 필요하다는 점이 우리를 난처하게 만든다. 레드불스를 마시고 즉각적으로 에너지 충만해지는 기분을 만끽할지, 신선한 야채와 과일로 아주 느리게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나갈지, 정답은 쉽지만 내 몸의 실행을 이끌어 내기까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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