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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Feb 23. 2024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길 잃은 여자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York



미술은 가장 원시적인 예술

삶은 미술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요?

1. 뉴욕에서 가장 큰 미술관 MET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매우 방대한 미술관입니다. 고대 로마 신전의 모습이 떠오르는 외관은 압도적이며 규모에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선사시대부터 20세기 미국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미국관과 유럽관, 이집트,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극동과 근동, 그리스와 로마,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전의 아메리카, 뉴기니관 등 200만 점 작품을 소중하고 있습니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을 반쪽만 보는데 3만 보가 걸린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리라! 다짐하고 들어섰습니다. 방대한 미술관을 목적 없이 걸어 다니기보단 섹션을 나누어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을 정하는 게 좋습니다.


먼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섰을 때, 경비원에게 눈인사를 건넵니다. 혹시나 내가 아는 책 속의 경비원일까 봐 유심히 살펴봅니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의 저자 패트릭브링리라도 마주칠까 봐 매의 눈을 하고 경비원을 바라봅니다. 다행히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발권을 하고 오디오 북을 대여하려고 물어보니, 한국어는 미술품 중 소수 작품만 번역가능하다 하여 오디오 대여를 포기했습니다. 방대한 미술관에서 나는 어디를 먼저 가야 하나? 지도를 펼쳐봅니다.

김환기
whan ki 환기

2.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만난 한국작품, 한국화가


메트로폴리탄에 전시된 미술품 중 가장 궁금한 건 한국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2층 아시안 아트라고 쓰인 곳으로 이동하여 한국 작품들을 찾아보려 노력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동양미술관의 2000여 점의 미술작품 중 90프로 이상은 일본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한참을 둘러보다가 아주 작은 공간에 Korea라고 쓰인 것을 발견합니다. 반갑기도 하고 오랜만에 느껴지는 한국 정서의 작품들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듭니다내심 뿌듯함도 생겼고요. 신라시대 도예와 금속 공예, 고려 및 조선시대부터 현대의 작품 몇 개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김환기,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 장욱진, 이중섭, 박수근 등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백남준
이유태 1944
박수근
한국의 색
청자가 떠오르는 푸른 빛


3.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길 잃은 여자


아시안 미술관에서 서양 미술관, 특히 그리스 로마 미술관을 보고 싶어 이동하는데 길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시아 미술관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넘어가야 한다는 걸 몰라 계속 빙빙 돌아도 제자리였기 때문이죠. 다리도 너무 아픈데 길도 모르겠고 지쳐서 잠시 앉아 있더니 누군가 말을 겁니다.


“당신은 일본인입니까? 한국인입니까?”


백발의 일본인 할머니가 일본어로 말을 걸어옵니다.


“저는 한국인입니다.”


백발의 일본인 할머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큐레이터였습니다.

할머니 큐레이터 미술관은 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그리스 로마 미술관”이 보고 싶어요!. 서양미술요!


하얀 백발의 일본 할머니 큐레이터는 치아를 모두 보이며 활짝 웃습니다. 완전히 다른 통로를 지나 넘어가셔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너무나 친절한 일본 할머니 큐리에터는 저를 데려다준다고 합니다.


“찾기가 쉽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백발의 할머니 큐레이터는 일본어로 농담을 건넵니다.


혼자 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너무나 친절한 일본 할머니 큐레이터는 저를 꼭 데려다주셔야 마음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하며 인사하자 매우 기뻐하십니다.


너무나 친절하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좋은 감상 잘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큐레이터 할머니 덕에 길도 잘 찾고 즐거운 감상이 되었습니다.


4.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잠든 여인

<Flaming June, painted in 1895 by sir Frderic Leighton>

플레밍 준, 1985, 프레드릭 레이튼


메트로폴리탄 후문으로 나가려는 찰나에 저는 온몸이 얼어버렸습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플레밍 준 그림과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그림 속의 여인은 1895년 그림이 그려진 시점부터 129년 동안 햇빛을 듬뿍 비치는 테라스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문득 그녀가 잠자는 자세가 편안한지 궁금해집니다. 저와 비슷한 긴 머리를 가진 그녀는 주황색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아기처럼 잠들어 있는데 그 모습은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정말 좋아하던 그림이 이곳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있었단 사실과 모든 감상이 끝난 후 후문에서 마주한 그림의 원본은 저의 영혼까지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커다란 감동을 주었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하면 저에게
Flaming June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작품 감상 후 길거리 핫도그를 사 먹기!
미술관 계단에 앉아 먹는
뉴욕 핫도그











the met Hanseoyul


<사진출처>

직접 찍은 사진


대문사진, 첫번째 사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공식 인스타 @met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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