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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Jul 11. 2024

섹스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글과 섹스


수준과 취향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며 다양한 생각을 했습니다. 수준이 아니라 취향인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1화 글은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2화 섹스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3화 코미디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4화 몸매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5화 사랑은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6화 연애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7화 여행은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8화 예술은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9화 미술은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10화 드라마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섹스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축구 선수였던 전 남친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해외 훈련을 나가기 직전, 그는 한참이나 머뭇거리다가 나에게 말했다.

너.. 스타킹 말야 그거 벗어줄 수 있어? 그거 가져가고 싶어.

그럼, 담에 집에서 갖다 줄게.

“아니 아니 지금 신고 있는 거 벗어주면 좋겠어..”

내가 신은 스타킹이 필요해? 여기서 달라구??

그는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출국 전 스타킹을 벗어 달라고 계속 졸라댔다. 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섞여 그자리에서 엉엉 울어버렸다.


“어디 쓰려구 !!ㅠㅠ”

“........... “



좋아? 두 글자의 의미


“좋아?”

그가 내 귀에 속삭인다.

남자들은 왜 자꾸만 확인받고 싶어 할까?

본인이 잘하는지 상대가 만족했는지 남자들은 언어를 통해 반드시 듣고 싶어 한다.

그럼 여자가 답해줘야 한다.

“별로”

그럼 남자는 정말 세상이 무너질 만큼 좌절한다.

수컷으로서의 가치가 완전히 무너져 내려앉는 기분일 거다.

아니, 더 이상 자신이 수컷이 아니라 생각할 것이다.


“좋아?”

그가 내 귀에 속삭인다.

좋았지만 너무너무 부끄러워서 수줍은듯  브릿코 가득 섞인 표정으로 “응!, 너무 좋았어.“

약간 눈을 위로 치켜뜨면서 살짝 돌아버린 표정을 지으며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좋아”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살짝 돌아버린 혼미한 표정도 함께 짓는 거다.

“진짜 나 돌아버릴 것 같았어. “


내가 매번 수줍지만 창의적인 표현을 해주다 보니 그도 내심 나의 답변을 늘 기다리는 눈치다.

그가 반짝이는 눈으로 날 바라 본다.

나는 Super shy하게 말한다.

"축구장 5천 바퀴 돈 것 처럼 숨이 막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술의 맛 같아.”

“온 우주가 대폭팔하며 소용돌이 쳤어”

“은하계가  통째로 다 흔들렸다고!”

“오빠는 지구에서 존재할 수 없는 남자야.”

“심장이 멎는 줄 알았쪄, 지금도 심장이 마구 뛰잖아”

“오빠가 최고잖아.” “나, 너무 행복해 “

“좋다는 단어로는 표현이 안 돼. “


그럼 남자는 더 신이 나서 물어본다.

어떻게 할 때가 좋아?

음. 비밀!

귓속말로

00할 때, 00 해줘서 좋아.



그럼 남자도 나를 칭찬을 하기 시작한다.

근데 너가 올라올 때 진짜 빨려 들어가는 줄 알았잖아.

그가 나에게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해줘서 나도 약간의 자부심이 생겼다.

나 또한 빨아올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나 사실 블랙홀 같은 여자야.”ㅋㅋㅋ

“모조리 빨아들일 거야.”


이 대화에 섹스의 수준이 들어있나요?

좋아?라는 단 두 글자의 남자의 질문은 은연중에

나 잘했어? 너 느낌 어땠어?

수준으로 따지면 나 몇 단계야?

“ 나 괜찮은 수놈이야?”라고 묻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남자들은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 하고 여자는 만족을 주고 싶어 한다.


내가 모든 문장에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라고 적어놓은 것은 수준은 반드시 존재하고 수준의 중요성도 큰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취향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평균의 영역에서만 인정받던 그 수준이 취향의 영역에서는 다양성으로 존재한다.


섹스야 말로 정말 취향의 영역인 것이다.


이 글을 쓸 때 조금 망설여지는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그 취향을 어디까지 존중해야 하느냐이다.

남자친구가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고 특이 취향일 수도 있다. 세상은 넓고 미친 0의  영역도 넓기 때문이다.


법의 영역을 넘어가는 취향들(아동, 동성 등) 도 과연 존중받아야 할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라고 언급하는 것이 조금은 조심스럽기도 하다.

글과 섹스

섹스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라는 문장은 섹스도 글처럼 누군가에겐 좋은 글일 수 있고 누군가에겐 별로인 글 일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는 좋은 섹스일 수 도 누군가와는 별로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세상에 수준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할 순 없다.

수준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건 누구나 안다.

 다만, 수준의 영역에서 단정 짓고 묶어 놓을 수 없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글처럼, 섹스처럼


글을 통해 작가에게 빨려 들어가듯 섹스를 통해 빨려 들어간다.

글처럼, 섹스처럼


계속하면 좋지만 지치고 힘들 때도 있다.

글처럼, 섹스처럼




글은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섹스는 수준이 아니라 취향이다.


작가 한서율








글은 수준이 아니라 취향입니다. 연재에 있는 모든 문장은 저작권이 있습니다.

제 글을 인용하고 싶으시면 출처) 한서율이라고 반드시 적고 제 글을 테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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