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
<간략 시놉시스>
어느 날 꿈을 꾸었다. 지구가 거꾸로 뒤집혔다. 거대한 혼돈이 나를 집어삼키려 한다. 뉴욕에서 맞이하는 아침, 나는 그 꿈 때문에 당장 일어나 미국과 한국의 신문을 찾아 읽었다. 세상은 혼돈 그 자체. 혼돈에 뒤집힌 자동차, 부러져 떨어진 나뭇가지, 늘어진 브루클린 브리지 앞에서 나는 거꾸로 서있다. 어떤 혼돈들이 나를 휘감았고 나는 어떻게든 정신을 잡으려 했다. 미국과 한국, 동시에 사건들이 벌어졌고 그 사건들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다. 그 연결고리는 마치 오페라 같다. 나는 그걸 찾아야만 한다.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없다는 세계의 혼돈, 그리고 미스터리, 불확실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서스펜스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 (룰루밀러)
"내가 1924년이 보인다면 믿겠어요?"
그와 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그는 나의 눈을 가만히 보더니 짧게 한마디 했다.
"뭐라도 먹어요."
나는 데이빗 김과 함께 작은 식당으로 갔다. 데이빗은 물을 따라 한잔 건네었다. 이 시간에는 그냥 이런 식당 밖에 없어요. 식당은 작그만한 뉴욕의 Bay라는 베이글 가게다. 주로 테이크아웃을 많이 하는 가게라 앉아서 식사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는 나에게 계란과 토마토가 든 베이글을 반쪽 내밀었다.
"바꿔먹어요."
그와 나는 서로의 베이글을 반쪽씩 나눠 먹었다.
"꿈이에요?" 그니깐 서희 씨의 꿈... 그가 혼잣말하듯 베이글을 한입 베어 물며 말했다.
나는 지난 있었던 며칠 간의 꿈이야기를 그에게 말했다.
그는 곰곰이 생각하는 표정도 지었다가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기도 하면서 나의 이야기에 집중해 주었다.
"그러니깐, 서희 씨가 꿈에서 보는 1924년 그랜드센트럴역 사건이 2024년 서울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거죠?"
그는 나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경청하며 이런저런 세세한 것들을 질문하기도 했다.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위안이 되었다.
타국에서 혼자 싸우는 무언가가 아니란 걸 데이빗을 만나고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럼, 네 번째 사건도 일어나겠네요? 내일?
"내일 인지는 모르겠어요."
"아직 꿈도 안 꿨고"
"그는 그럼, 이번 네 번째 사건은 저랑 같이 한번 지켜봐요."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