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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Nov 30. 2023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모든 예술가들에게 바치는 글

창의, 창조, 창작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그 누군가는 꿈을 꾼다.


성공한 예술가들이 부러우신가요?

예술이라는 화려함 뒤의 부단한 노력의 과정과 지난한 시간을 견뎌내는 것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예술과 생계의 사이에서 고뇌하는 예술가들이 많다.


배우라는 직업을 예로 들자면 배우 중 상위 2프로만이 배우로 생계유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많은 배우들이 아르바이트나 투잡을 하며 배우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의 본질은 지난한 지망생  기간에 있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은 한 번도 드러난 적이 없다. 열다섯 명의 영화감독 지망생들을 직접 만났다.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창의적 노동의 본질을 살펴본다. 지망생들의 노동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영화감독 김보라


불안정성 “프레카리아트 precariat"

노동계급을 뜻하는 프롤레타리아트 proletariat의 합성어로 불안정한 고용 노동 상황에 놓인 비정규직, 파견직, 실업자를 총칭한다.


확실한 기반을 가진 노동자들은 직업적 정체감과 소속감을 갖고 있지만 프레카리아트는 일이 보장하는 신분도 미래에 대한 기약도 없기 때문에 불안, 소외 부적응을 경험한다.


먹고사는 문제, 불안한 미래 그 사이에서 수많은 예술 지망생들이 꿈꾸고 있다.


영화감독, 작가, 화가, 음악가 등 수많은 예술가들은

지난한 지망생의 기간을 오늘도 견뎌내고 있다.



우리 모두는 지망생이었다.


예술가를 꿈꾼다는 것은 지난한 지망생의 시간들을 견디는 것이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건 외롭고도 험난한 시간을 인내하고 견디는 것이다.


배우 이정은은 지망생 시절 연극배우생활과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마트에서 채소 판매직을 42살까지 병행했다고 말한다. '제가 채소를 정말 잘 팔아요' '이것도 연기 연습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그녀를 봉준호 감독이 가장 먼저 알아본다. 뮤지컬 빨래에서 할머니 역을 하던 당시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그렇게 그녀의 영화 인생은 시작되었다.  기생충과 동백꽃 필 무렵, 우리들의 블루스 등 그녀는 배우로 우뚝 성장했다.    


배우 허성태는 영화 밀정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에서 꿈을 찾는 배우로 전향했다. 한순간에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것 같지만 허성태 또한 무명의 오랜 배우 생활을 거쳤다. 배달, 에어컨 수리, 택배기사로 일하며 연극배우 생활과 연기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밀정 촬영당시 송강호에게 뺨을 맞아도 행복했다고 전했다. 꼭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 결과 그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다.


봉준호 영화감독은 긴긴 무명생활 시절 아내 때문에 견뎌냈고 고백한다. 그는 1997년 <모텔선인장>에서 조감독 겸 시나리오에 참여하며 2년의 연봉이 450만 원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런 봉감독을 믿고 기다려주고 지지해 준 건 아내라고 말한다. "딱 1년만 더 해 보겠다"는 말에 아내는 "못 먹어도 고!"라고 외치며 동의해 주었다. 또한 대학동기가 쌀을 가져다주는 등 지인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전한다.


영화 <라이프 오프 파이>, <색, 계>, <브로크백 마운틴>을 연출한 거장 감독 리안은 젊은 시절 영화 관련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6년을 전업주부로 지냈다. 이른바 영화감독 지망생 기간이었다. 미국의 영화감독 우디앨런 woody Allen은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긴 지망생 기간 동안의 멘탈 관리가 생명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객은 성공한 영화감독의 이야기에 주목할 뿐, 그들이 거쳐 간 지망생 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영화감독 김보라




열정의 또 다른 이름 의지

열정은 꿈을 가지게 하지만 의지는 꿈을 이루게 한다.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열정만으로는 안된다. '의지'그리고 끝없는 실패의 연속, 기다림, 견디는 시간들이 필수다.


'흔히 남의 성공은 쉬워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성공이라는 이름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인내와 노력의 시간들이 있다.

'과정이 있기에 결과가 존재한다.'


누군가가 자신을 OOO지망생이라고 소개했을 때, 목표를 이루지 못한 백수가 아니라 과정에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해 보자.
성과 중심의 가치 판단에서 벗어나, 지망생을 하나의 온전한 대상으로 볼 수 있길 바랐다.


오늘도 꿈을 꾸며 노력하고 있을 당신의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을  응원합니다.

                   




이글은 김보라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을 인용하여 작성했음을 밝힙니다. 김보라 감독님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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