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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Nov 26. 2023

왜 청춘은 키크니에게 공감하는 걸까?

키크니, 신사하우스, 스포 포함

소통형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목소리와 키를 제외하고 알려진 프로필의 내용은 많지 않습니다. 표면적으로 앞에 드러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러스트는 공감이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키크니, 일러바치기


우리 시대 청춘은 왜 키크니에게 공감하는 걸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키크니 작품들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왜 우리 시대 청춘들이 그의 작품을 좋아하고 소통하는지 궁금하여 전시전을 방문해 보았어요.

가로수길(강남대로 162길 27)에 위치한 신사하우스는 1996년 건축, 약 30년간의 세월을 쌓아온 다세대 주택을 개조, 낡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누군가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삶의 냄새가 묻어나는 원룸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낡은 원룸, 자취방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낡은 원룸을 개조한 신사 하우스에 들어섰을 때, 독특한 처음 보는 구조의 미술관이 신기했습니다.

대기 줄이 길어 입장 대기를 하고 살펴보니 학부생으로 보이는 20대 초반 청춘 커플들이 손을 꼭 잡고 대기 중이었습니다.

아, 이 이야기가 젊은 청춘들에게 공감을 사는 이야기구나 라는 걸 입장 전부터 알 수 있었죠.


이야기는 참 요즘 시대의 솔직, 진솔한 작가의 내면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집니다.

작가의 심정이 고르란히 적힌 방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작가의 우울함 속 유쾌함 들도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감성은 ‘우울’합니다. 그리고 ‘어둡’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유머와 위트가 있는 건 확실합니다.


자취방이 하나의 전시 공간,

자취방을 둘러보고 그 속에서 전해지는 메시지에 눈물을 훔치는 청춘들이 많았습니다.

방문을 등지고 앉은 작고 초라한 나,

가난한 청춘, 월세 살이, 빚, 힘든 돈벌이, 아르바이트, 가족, 반려견 등이 주제였습니다.

그녀에게 “연”달아 보낸 메시지


이 시대 청춘들에게 많이 와닿고 공감되는 이야기일 거라 생각합니다.

키크니가 자신의 심정을 자필로 그대로 방구석구석 써놓은 걸 보았을 때, 이 사람 후련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속 일기장처럼 키크니가 직접 써놓은 글귀들.


각 자취방은 ‘소통’ 일러스트레터라는 수식어답게 사람들과 직접 소통한 내용들로 채워진 전시입니다.

우리 시대의 가족과도 같은 귀여운 반려견과 죽음에 관한 소재도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만 찍는 주인을 보며 반려견이 하는 생각-너 나 이러려고 만나?

밥 주는 사람을 보며 고양이들이 하는 생각

깊은 산속에 목줄을 달아메고 달아나는 주인을 보며 반려견이 하는 생각-천천히 가.


작품 보는 내내 우울하고 침묵해졌습니다. 삶의 어두운 면을 끄집어내는 키크니 작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며 반려견이 하는 말 ‘ 세상 좋아졌어’


키크니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빚 독촉, 아픈 부모님, 낮은 그림 실력 등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이런 진솔한 고백 속 우울함, 어두움, 그리고 그 속에서 살며시 비추는 위트와 유머는 청춘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키크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히 쏟아내고 또한 사연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우울한 사연들을 유쾌하게 해석하였습니다.  삭막하고 힘든 현대 사회의 우리 청춘 그리고 많은 남녀노소에게 토닥토닥하며 위로의 말을 전하는 전시였습니다.

깊은 우울함 어두운 이면의
유쾌함과 언어유희

우리 시대 청춘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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