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는출근중 #우리는출근중
하루를 시작하며 바라보는 출근길 풍경 이야기
살면서 늘 보던 풍경이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 한강이라는 커다란 강에
햇살이 젖어들고 모두들 분주한 하루를 맞이한다.
어느 날 나는 이 풍경에 이끌렸고,
그렇게 틈틈이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단순히 그 순간의 아름다움이 아닌,
나의 반복되고, 또 평범하면서도
또 특별한 출근길이길 바라였고,
남들에게도 그러한 출근길이길 바랐다.
강렬한 빛깔만큼,
따뜻한 온기만큼,
오늘 하루도 그렇게 시작하길 고요히 바라본다.
지상역을 좋아한다.
온기가 돌기 시작한 빛과 빛이 만든 풍경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어서다.
비록 덥고 춥고 시끄럽다 하여도,
눈과 비가 내려도,
다가올 전철을 조용히 기다리는 사람들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선다.
그 풍경의 겹들이 더해져서 좋다.
잠시 생각을 하다 보면 안 봐도 되는 풍경을 접하게 된다.
어제 했던 일들을 되짚어 보고,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들은 무엇인지,
어제 잠들기 전에 보았던 영상들과
주말에 잡아놓은 친구들과의 약속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스타그램에서 연락이 드물어진 친구들의 요즘 삶을 들여다본다.
이렇게 내려야 할 역들을 지나치고,
출근길의 풍경은 늘어나고, 시간도 늘어난다.
한강을 건너는 1분여의 짧은 시간,
스쳐 지나가는 시간의 온기를 바라볼 때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미 정해진 짧은 시간
다른 것들을 떠올릴 겨를도, 여유도 없이,
그렇게 우리는 흘러간다.
창 밖 풍경을 조용히 바라보고
빛과 색을 온기로 느낀다.
내가 느낀 이 온기,
되도록 오래갔으면 좋겠다.
나의 삶을 감싸고 있는,
가까운 무언가는 빠르게 흘러가고,
멀리 있는 다른 무언가는 제자리에 서 있다.
숲 속 나무처럼, 지금 내가 어디를 향해 바라보고 가야 할지,
조용히 생각해본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풍경
가끔은 자주 보는 것들에서 어색함을 느낀다.
특히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 출근길처럼 말이다
가끔 이런 풍경에서 문득 삶을 깨닫는다.
주변에는 그런 풍경들이 많고,
그럴 때 나는,
카메라를 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