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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시 Feb 26. 2024

너의 리듬

유튜브에서 킬링 타임용 영상을 뒤적거리다가 이청아 배우님의 브이로그를 우연히 본 적이 있다. <10년 차 유지어터 배우 이청아의 식단 & 운동 일기>란 제목의 영상으로, 그녀가 뭘 먹고 운동은 어떻게 하는지를 기록한 콘텐츠였다.


영상 속 이청아 배우님은 몸무게가 51kg이 넘으면 운동을 하러 간다고 했다. 몸매 관리 비결을 묻는 뻔한 질문에 대한 뻔한 답변은 아니라고 느낀 건 헬스장 영상 아래로 뜬 자막 때문이었을 것이다. "몸은 적당한 상태를 유지해 주는 게 진짜 중요해요. 그래야 피곤해도 좋은 컨디션 유지 가능!" 그러니까 '급찐'뿐만 아니라 '급빠'하지도 않게 몸의 항상성을 잘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몸매'가 아닌 '몸'에 대한 관리라고 부르는 편이 낫겠다.


직업이 연예인도 아니고, 계획이나 관리와는 거리가 멀뿐더러 "대충 살자"를 습관처럼 외치는 사람으로서 이청아 배우님의 말을 천천히 곱씹어봤다. 나 역시 리듬이 깨진 생활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몸무게가 갑자기 7kg이나 줄었을 때 몇 달간 하혈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편도가 부었던 걸 똑똑하게 기억한다. 몸의 리듬이 아니라 일상의 리듬이 무너졌을 때도 그게 많은 걸 망치긴 마찬가지였다. 요즘 나는 그런 시기를 겪고 있다. 알 수 없는 무력감 때문에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고, 그런데도 하루종일 피곤해 일을 능률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 브런치에 끄적이는 걸 빼면 글을 손에 놓은 지도 꽤 됐다.


이럴수록 풀어지고 늘어진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걸 알고 있다. "몸이 적당한 상태"를 유지하게끔 리듬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따뜻한 물을 마시고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자는 것이다. 과식, 과음하지 않고 자기 전에는 조금은 부드러운 톤으로 일기를 쓰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제멋대로 날뛰고 있는 나의 리듬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우선은 내일 일찍 일어나 따뜻한 물부터 마셔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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