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다이어트 내기를 해서 졌다
아주 아깝게 1킬로 차이로 졌다.
(사실 1.9킬로 차이. 1 키로긴 1킬로임)
혹시 아내가
"수고했어. 여행은 다음에 갈게"
라고 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아내는 생각보다 단호했다
내기에서 진 건 진 거니
아내 혼자 여행을 보내주기로 했다
아내는 정말 싱글벙글이였고
어디 갈지 매일 고민했다.
해외를 나가고 싶어 하길래
가라고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
내기를 시작할 쯤엔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았는데
여행을 가는 시기엔
정말 아쉽게도 회사를 다니고 있는 상황이라
긴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그나마 긴 시간을 낼 수 있는 기간이
추석 연휴뿐이었다.
추석 연휴에 해외를 가기엔
너무 비쌌고 짧았다.
그래서 국내로 다녀왔다.
정말 다행이다(농담)
아내는 어디 갈지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
그리고 그렇게 고민 끝에 다녀온 곳은
‘여수’다.
아내가 여수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잘 모르겠으니 나중에 물어보도록 하겠다
‘안 가려나?’ 조금 기대했는데
쿨하게 갔다.
진짜 솔직히 아내가 여행을 가는 건
완전 찬성이었고
큰 걱정이 되지 않았다.
나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이었다.
엄마와 떨어져 본 적이 없던 아이들이
과연 잘 있어줄까?
밤에 엄마를 찾으면 어떡하지?
하지만 이런 경험이
후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보내줬다.
우리의 계획은 이랬다.
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에
본가인 대전을 간다.
아내는 일요일에 여수를 간다.
우리는 화요일에 오후에 집으로 돌아오고
아내는 화요일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각자 3박 4일을 보낸다.
이 글은 아내와 떨어져 3박 4일을 보내고
아이들을 혼자 보며 깨달은 점
4가지에 대한 이야기다.
깨달은 첫 번째는
아이들을 맡기는 시간은 결국 온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번에 걱정을 많이 했다.
엄마와 오랜 시간 떨어져 본 적이 없어서
엄마 보고 싶다고 울고 난리 칠까 봐 조금 걱정됐다.
가끔 자동차에 탈 때,
차 간격이 좁아서 엄마가
차를 뺀 다음 탈 때가 있는데
그때 내가 장난친다고
"엄마 두고 가야지~ "하면서
엄마를 지나치고 가버릴 때가 있다.
(물론 금방 멈춘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대성통곡을 한다.
"안돼!!!"
그런 모습을 자주 보다 보니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흔하게 오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야지"하고
아내를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당일이 되어
엄마를 두고 나의 본가인 대전으로 향했다.
차에서 엄마와 인사를 하는데
너무나 쿨하게
"엄마 안녕!" 하는 아이들을 보고
'이렇게 쿨하게 인사한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잘 받아들였다.
물론 명절 아침이라
2시간이면 가는 대전을
6시간이나 걸려 도착해
"아빠 힘들어..."라는 말을 귀에 피가 나게 들었다.
그런데 힘들었던 거 인정한다.
나도 진짜 힘들었다.
아무튼 무사히 도착해
대전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선물도 사주니
아이들은 엄마 없이 밥도 잘 먹고
이렇게 잘 놀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지냈다.
심지어
난 아이들에게
"삼촌이랑 놀아~"하고
어머니와 성심당도 다녀왔다.
좀 뜬금없긴 한데
솔직히 성심당 좀 절긴 하더라
가성비 좋고 맛도 있었다.
근데 정작 현지인인 가족들은 잘 안 간다.
아무튼 진짜 안 올 줄 알았던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왔다.
버티면 결국 온다.
깨달은 두 번째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엄마를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정말 놀랍게도
엄마를 거의 찾지 않았다.
물론 한 친구가
자기 전.
“엄마 보고 싶다”라고 말하는 순간 위기가 올 뻔했지만
나의 재치와 순발력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순간 크게 노래를 불렀다.
“아빠 시끄러워!”
“아빠 조용히 좀 해!”
위기를 시끄러움으로 극복했다.
육아 꿀팁이니 언제든 활용해 보길 바란다.
깨달은 세 번째는
쌍둥이의 최고 장점인 자기들끼리 너무 잘 논다는 것이다.
확실히 요즘엔 옛날만큼 손이 안 간다.
손이 가요 손이 가는
새우깡 시절은 이제 지난 듯싶다.
대전에서 아이들이 노는 걸 보고
감탄이 나왔다.
상황극 했다가
숨바꼭질했다가
싸우다가
레고 만들었다가
삼촌한테 껄떡거리다가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부엌에서 간식 집어 먹고
앞 구르기도 하고
뒷구르기도 하고
정말 서커스가 따로 없다.
진짜 자기들끼리 너무 잘 놀아서
내가 딱히 뭘 하지 않아도 돼 정말 많이 편했다.
네 쌍둥이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아이들 많이 낳길 바란다.
(나만 편할 수 없지)
깨달은 점 마지막은
엄마도 생각보다 잘 논다는 것이다.
난 솔직히
엄마가 애들이 눈에 밟혀
밤에 애들 보고 싶다고
울 줄 알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역시 강했다.
생각보다 여행을 알차게 잘 다녀왔고
너무 재밌고 좋다고 했다.
왠지 또 가고 싶어 하는 눈치다.
"솔직히 조금 울컥했지?"
라고 물어봤는데
'전혀"라고 답했다.
보고 싶긴 한데 울정돈 아니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아내는
아이들과 떨어져 있어도
잘 지냈다.
부러웠다.
나도 잘 놀 자신 있다.
오늘의 결론.
버티면 자유는 온다.
비록 짧을 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