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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넷둥파파 Dec 22. 2022

"더현대"에 다녀왔다.

그리고... 다신 안가기로 했다.

아내와 ‘더현대’ 다녀왔다.

우린 더현대에 처음 가봤다.


아내와 연애를 할 당시에

매주 주말마다 데이트를 했다.


우린 데이트 코스, 맛집, 카페 등을

즐겁게 찾아다니며 

홍길동마냥 여기저기 싸돌아 다녔다.


하지만 결혼 후

아이들이 생기고

데이트를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고 나서야

종종 데이트를 할 시간이 생겼다.


예전에는

한강, 타임스퀘어, 디큐브, 코엑스, 홍대, 강남등을 자주 갔지만


이제는

근처 맛집이나 가성비 좋은 카페를 주로 가고

데이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그리고 데이트 할 시간이 생겨도

집에서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에 나와 아내는

어딘가를 가야한 한다는 욕구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감기로 인해

어린이집을 돌아가면서 빠지게 되어

나와 아내가 일주일 내내 육아를 했기 때문이다.


월요일 화요일은 하준이 하음이가

수목금은 하온이 하민이가 어린이집을 빠졌다.


아이들은 하루에 충족되어야 하는

난리부르스의 양이 정해져 있다.


이는 개개인마다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어린이집을 다녀 오거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집에 온 아이들은

난리부르스가 어느정도 충족되어

순한 양처럼 온화하고 차분하다.


하지만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아이들은

난리부르스의 양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지난 한주간 아이들의 난리부르스를 보며

뭐든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며

깊은 깨달음을 느꼈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며

내일이면 잊혀질 다짐을 또 했다.


그런 지옥 아니 주옥 같은 일주일이 지나고

나와 아내는 감당하기 힘든

공허함에 사로 잡혀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여보 우리 오늘은 화끈하게 놀자”

“그래! 그 동안 힘들었던 기억은 잊고 좋은데 가자!”


나와 아내는 평소에 가보고 싶었지만

못 가본 곳을 고민하다

“더현대”를 떠올렸다.


“더현대”는 우리에게

김씨표류기에 짜장면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월요일이 바로 쉬는 날이였다.


나와 아내는 좌절했지만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하루만 더 참기로 했다.


그렇게 아이들을 데려오고

지옥 같은 아니 주옥같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날이 되어

아이들은 등원시키고

운동을 하고

더현대로 향했다.


더현대는 오픈 당시 사람이 많다고 유명했고

지금도 주말에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평일엔 사람이 많이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오만 아니 오십만이었다.


주차장을 들어가는 입구조차 접근하기 힘들었다.

주차자리를 찾는 것 까지 30분이 걸렸다.

우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미리 코스를 구상해뒀다.


그렇게 ‘더현대’에 입성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2시


바로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모든 식당들에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당돌했던 계획은 무너져버렸다.


우리는 먹고 싶었던 음식보다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택했다.


5시면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했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라멘을 주문하고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아내는 미리 봐둔 간식을 사러 갔다.


배도 고프고 시간에 쫒긴 나머지

밥을 신상 다이슨gen5 마냥 재빨리 흡입하고


다음 코스로 향했다.

우리의 다음코스는 ‘블루보틀’에서 커피를 사면서


옆에 있는 햄버거를 포장하는 것이었다.


나는 햄버거

아내는 블루보틀로 향했다.


햄버거를 포장 주문하고

아내를 찾았다.


아내의 웨이팅 순서는 49번째였고

그 순서는 음료가 나오는 순서가 아니라

주문을 하는 순서였다.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힌 동시에

보지 못했던 광경을 봤다.


자리에 앉아 있는 손님들 배부분이

음료가 없던 것이다.


그들 모두 음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나와 아내는 블루보틀을 포기하고

급격히 텐션이 떨어져 

평소 보고 싶던 올버즈 신발만 보고

집에 돌아왔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덕분인지

차에 돌아온 시간은 3시였다…

그리고 아내와 동시에 얘기했다.

“다시 오지 말자..”


“더현대”를 가보고 느낀 점은

평일에도 더현대는 사람이 엄청 많다는 것과


집에서 아이들만 봐서인지

사람이 많은 곳이 너무 낯설고 내 취향은 아니다 라는 것과


자신을 너무나도 잘 꾸미고

멋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사실 나도 한떄는 ‘멋’에 민감한 청년이었다.


가정이 생기고 일하고 육아하며

나에 대한 관리를 전혀 안하고 있었다.

아니 나를 꾸밀 필요성을 거의 못 느꼈다.


그렇게 돼지가 되었다.


나는 그동안 잊고 있던

나의 ‘멋’에 대해 떠올리게 됐다.


그래서 난 … 미용실에 갔고

아주 오랜만에 무신사 앱을 실행해

옷과 신발을 구매했다.


아주 간만에 충동적인 소비를 했지만

무언가 까맣게 잊고 있던

‘열정’을 꺼낸 느낌이 들었다.


역시 스트레스 해소에는

적당한 소비가 좋다.


“여보 근데 너무 많이 산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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