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다리가 오다리예요

소아정형외과 이야기

by 정형외과 신한솔

지극히 개인 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는 하체를 상체보다 더 자주 노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핫팬츠를 입은 연예인을 보는 게 가슴이 패인 옷을 입은 연예인을 발견하는 것보다 더 쉽다는 생각) 특히 여학생들의 교복이 치마 교복이 많다 보니, 다리가 항상 노출이 될 수밖에 없어서 더 다리에 관심이 많은 게 아닐 까란 생각도 한다. '각선미'라는 단어가 따로 있는 것만 해도 나름 문화적인 다리에 대한 관심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여러 사회적인 이유로, 아이 다리가 반듯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소아정형외과를 찾게 되는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매끈한, 반듯한 다리가 아닌 아이 다리가 휘어 보일 때, 이게 평생 커서도 이런 모양일까? 다른 병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의 다리가 휘어 보이는 경우는 정상이다. 각각의 경우에 대해서 나이 순서대로 이번 글에서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genu valgum.jpg https://twitter.com/orthomscucl/status/1267224530528993280?lang=zh-Hant


아이들의 성장에 따른 다리 모양의 변화이다



#1.

생후 6개월 아이인데 다리가 오다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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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걸음마를 시작하지도 못한 아이들에 있어서 오다리는 흔하다. 일단 신생아는 태어나면 오다리인 게 정상이다. 우리가 신생아의 신체비율 (머리가 크고 상대적으로 몸통이 작은 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 머리가 크다라고 하지 않듯이)이 성인과 다르다고 하여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아이가 신생아일 때 전신을 찍은 사진을 찾아보면 대부분 다리가 휘어져 있을 것이다.)


다만 모유 수유를 하는 경우와 일부 경우에 있어서 소위 구루병이라고 하는 비타민 디의 부족으로 다리가 휘어지는 경우와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Blount disease라 하여 성장판의 부분 이상으로 다리가 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신생아일 때 아이들이 기저귀를 입고 찍은 사진이 있을 텐데 오다리가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지는 양상이거나, 돌이 지나서도 오다리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의 감별을 위하여 병원에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아래 영상은 구루병 환자의 영상으로 성장판이 일반적인 단순 오다리와는 다른 모양을 보인다.


rickets X-ray.jpeg https://radiopaedia.org/cases/rickets-26

특별히 기저 질환이 없는 오다리는 치료 없이도 저절로 호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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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 다리가 X 다리예요


태어나서 오다리였던 다리는 돌에서 두 돌 사이에 반듯한 다리가 된다. 하지만 좀 더 성장함에 따라 만 3-5세 사이에는 다리가 오히려 엑스 다리가 된다. 이때에 아이가 똑바로 선다고 서면 무릎이 붙고 발목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으로 경과 관찰하면 된다.


신생아 때의 얼굴이 커서의 얼굴이 되는 경우는 없지만, 7-8세쯤 되는 아이들의 얼굴은 어른일 때의 얼굴을 어느 정도 반영하듯이, 초등학교 1-2학년 때 다리 모양이 커서의 다리 모양이 된다. 즉, 이때 살짝 오다리인 애들은 커서도 오다리이고, 이때 살짝 엑스다리인 친구들은 커서도 엑스다리가 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나이 때의 오다리나 엑스다리는 어떻게 치료하여야 할까?


치료는 문제가 될 정도로 다리의 변형이 있으면 성장판 부분 유합술 (수술)을 시행하고 아닌 경우에는 경과 관찰을 하게 된다.


여기서 안타까운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보조기와 물리치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에 영상에서도 보여 드렸듯이 오다리와 엑스다리는 뼈, 골격의 문제다. 극단적으로 주걱턱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누구도 주걱턱을 마사지로 교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로 장기간에 걸친 교정을 하던가 수술을 하게 되는 데, 오다리나 엑스다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도수치료 등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교정기에 대해서 문의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교정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시 이빨 교정의 이야기도 돌아가면 수년을 하루 종일 교정을 해야 교정이 된다. 그것도 턱의 모양 자체를 바꾸는 건 아니고 턱을 밀어 넣는 말 그대로 위치를 바뀌 주는 것인지 턱 자체 뼈의 모양이 교정으로 바뀌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 수술을 하는 것이다. 턱뼈보다도 훨씬 큰 다리뼈가 밤에만 차는 교정기로 뼈의 모양을 바꿀 수 있다면 세상에 성형수술이 필요 없을 것이다는 말씀을 올리고 싶다. 뼈의 모양을 밤에만 차는 교정기로 바꿀 수 있으면 다리뼈가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얼굴에서 아이의 코를 올려 주고 얼굴형을 이쁘게 만들어주는 마스크형 교정기를 만들어서 밤에 차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마스크가 없는 이유는 이 방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독 다리에 있어서 말도 안 되는 교정기 치료를 많이 하는데 소아정형외과의사로서 안타깝고, 또 씁쓸하다. 아마 키가 중요시되는 사회적 분위기, 다리의 노출이 많은 문화가 어우러져서 아이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고 부모들이 불필요한 돈을 지출하고 있다.


기타 문의 사항은 리플로 남겨 주시면 의료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답 드릴게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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