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란 무엇인가?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꼭 필요한 질문이다. 의사로서는 애가 하는 일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고 성취감을 얻기 위해, 환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질문이다.
그럼 누가 좋은 의사일까?
솔직히 고백하건대 환자가 말하는 좋은 의사와 의사들이 말하는 좋은 의사에는 엄청난 거리감이 있다. 예를 들면 웬만한 대학병원의 웬만한 과에서 병원 직원들이 찾아가는 교수님과 밖에서 유명한 교수님은 같지 않다. 나는 전공의 과정 중에 애를 낳았고, 그러다 보니 파견 병원을 가면 그 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식으로 여러 대학병원에서 산부인과 진료를 보았는데 밖에서 스타 닥터로 소문난 선생님과 병원에서 수술방 간호사들이나 산부인과 전공의가 찾아가는 교수님이 같지 않은 경우가 꽤 있었다. 내가 수련 받은 과도 전공의들이 찾아 가는 교수님과, 실제로 밖에 소문난 선생님 사이에는 미묘한 갭이 존재 하였다.
왜 이런 갭이 생기는 것일까?
좋은 의사는, 진단을 잘하고, 치료를 잘하며, 불필요한 치료를 하지 않는 의사여야 한다. 문제는 환자는 진단이 정확하였는지, 불필요한 치료를 하지 않았는지를 환자가 판단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치료의 정확성, 진단의 정확성은 판단할 수가 없는데 의료도 하나의 서비스업이다 보니 친절한 의사, 인상이 좋은 의사가 환자가 의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버린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 환자는 A라는 병이 있다. 사실 이 병은 푹 쉬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이 환자에게 돈을 벌려는 의사 A는 아주 친절하게 몇 십만 원짜리 치료를 권한다. (음식 값이 과하게 비싼 고급 레스토랑일수록 서비스는 좋은 법이며 비싼 물건을 팔아야 하는 장사치는 더 입에 발린 소리를 한다.) 특별히 치료할 것도 없는 중병도 아닌 이 병에 대해서 의사 B는 기본 적인 설명을 마친 후 치료를 종료한다. 자 이제 누가 동네에서 더 명의로 소문나는가? A 의사이다.
가끔 이런 걸 보고 있으면 씁쓸하다. 어디서부터가 문제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