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깨끗한 공기에 그렇지 못한 아침 버스.
(혼잡)이 뜬 버스를 타야 하는 건 내키지 않지만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꺼워진다.
낮에 보는 사람들 중 일부는
끝나가는 가을을 붙잡으려는 것처럼 가볍게 입기도 하고
아침과 밤에 보이는 사람들은 만발의 준비를 마친 겨울인이기도 하다.
모두 다 자기만의 삶을 살아간다.
문득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계절을 준비하고
함께 날 거라는 게 신기하다.
겨울이 되면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나보다도 길에 있는 고양이들을 더 걱정한다.
꾸준히 밥을 주며 챙기는 아이가 하나 있는데
완전히 우리 집에 터를 잡은 것 같다.
이 친구 말고도 얼굴을 익히 아는 애들이 더러 있는데
매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저 이번 겨울이 너무 매섭지 않길 바라게 된다.
이미 혹독한 추위를 버티고 이번 겨울까지 맞이한
그들의 생존방식을 믿으면서도
따뜻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간으로서
무언의 부채감을 갖게 된다.
이 생각조차 인간이 갖는 우월성은 아닌지 경계하면서.
예전에 동물병원에서 원장님이 했던 얘기가 있다.
길에 사는 아이들을 불쌍하게 여기지 말라고.
그들의 삶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그때 나의 적선이 위선이 되는 건 한 순간이겠구나.
베푼다는 것부터가 가진 자의 오만함을 전제하는구나.
깨닫고 반성했던 때가 떠오른다.
이제는 적당한 거리감 속에서
각자의 방식을 존중하려고 애쓰면서
그저 이번 겨울이 너무 매섭지 않길 바라게 된다.
우리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