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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박씨 Jan 08. 2020

삼성'Ballie', 소니'VisionS' 외

CES 2020 들여다보기_1편

    지난 1월 7일 시작된 2020년 CES. 전 세계 IT산업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혁신의 장이 열렸다. 이번해는 특히나 플랫폼 선점을 위해 물밑 작업을 진행해오던 대형 개발자들의 미래의 방향들을 엿볼 수 있었다. 1일차에 개인적으로 주목한 몇몇의 새로운 제품들을 살펴보자. 


Samsung의 'Ballie'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AI비서 서비스는 엄청난 편의를 제공해주며 기업들의 중요한 플랫폼이 되었다. 최근 아마존은 0.99달러에 '알렉사'로 불리는 자사 AI 서비스를 배포하다시피 했다. 물론 구글도 제한적인 기간 동안 같은 가격에 자사의 음악 서비스의 월정액을 얹어서 배포한 적이 있다. 30불에 육박하는 고퀄리티의 장비를 1불이 되지 않은 푼돈에 배포하는 데는 그들의 관심은 프러덕트를 판매하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의 반증이다. 데이터 확보가 그들의 주목적이었다. 데이터는  플랫폼 산업의 핵심이다.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값싼, 혹은 무료의 양질의 프러덕트를 제공하는 것. 제조업의 시대에선 손해로 보일만한 이런 트렌드는 사실 산업 전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거 10여년간 지속되어 온 변화이다. 

    이번 CES에서 삼성은 그들이 그간 공들이던 의료 서비스의 관심과 AI비서를 결합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Ballie'

 

삼성의 'Ballie'공개 장면

   삼성은 꾸준히 의료 서비스를 그들의 주상품인 '모바일폰', '웨어러블'에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이 같은 노력은 삼성만이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웨어러블'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면서 이미 예견된 움직임이었다. 그 결과물로 마치 스타워즈의 BB-8을 닮은 'Ballie'라는 AI 서비스 기기로 공개했다. 개인적으로 AI 의료 비서라고 불릴만한 삼성의 미래 목표가 뚜렷하고 드러나는 기획이었다.  

아마존의 자사 홈서비스/AI비서 용품들

    예를 들면 아마존의 '알렉사'는 모바일 사업의 실패 이후 사람들이 휴대하고 다니는 모바일을 벗어나 다른 보편적 플랫폼인 '집(Home)'을 타깃으로 삼았다. 애플이 '쉬리'라는 AI서비스를 모바일에 심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Iphone을 통해 모바일폰 시장의 유저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마존은 본인들의 강점인 '전자 상점'을 '집'과 연결했다. 손쉽게 주문하고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월정액 서비스로 무료 배달, 무료 음악, 무료 영화 등의 그들의 타깃인 '집'과 직간접적 연관성이 있는 프러덕트들을 제공했다.  'Ballie'는 그런 측면에서 삼성이 어떻게 의료산업과 AI를 계속해서 연결시켜나가길 원하는지 지켜볼만한 시도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CES에서 공개된 Ballie의 영상을 보면, 

https://www.youtube.com/watch?v=c7N5UDZX7TQ

    타사의 AI비서들과 다르게 움직임을 인지하는 기술을 더해서 특히 의료기관의 관찰이 계속해서 필요한 노인들에게 탁월할 듯한 기능을 선보였다. 영상은 Maid(도우미)와 같은 기능을 강조한 듯보이지만, 그간의 삼성의 의료에 대한 관심과 모바일 기술을 통한 모바일 의료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생각해보면, 영리하게 AI와 의료를 결합한 고민들이 엿보인다. 개인적으로 의료 민영화를 반대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이 기술이 의료산업을 변화시킬지 주목할만 하다.


Sony의 Vision - S

소니의 Vision S 공개 장면

    소니가 드디어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놓았는가? 대답은 아니다. 이것은 소니의 플랫폼 시장의 도전장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해 보인다. 소니는 특히나 자동차용 센서, 카메라 센서등 전기자동차의 핵심 장비들을 공급해왔는데, 이는 타사의 차량에 부품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번 Vision S는 소니의 전기차 플랫폼 자체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을 담은 공개였다. 소니는 이미 영화, 게임, 사운드 등 엔터테인먼트 부분과 TV,오디오,게임기,카메라,센서 등의 하드웨어 시장의 수많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소니 역시 수차례 모바일폰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주류로 자리잡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미래의 목표를 '차'로 설정해서 본인들의 기술력과 결합, 산업을 선점하겠다는 비전이 보여진다. 

 

CES 2018 삼성의 '하먼' 결과물 공개 장면

   자동차 산업에서의 삼성의 움직임을 보자. 2년 전 삼성은 'Harman'이라고 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를 9조 4천억 원에 인수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이 움직임도 차량 플랫폼과 관련이 있었다. 현재 하먼은 차량 내에 탑재되는 카오디오, 텔레매틱스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높은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은 모바일폰 개발을 통해 얻은 강점을 차량에 심기 위해 오디오 산업의 선점 역시 필요했던 것이다. 과거와 달리 차량은 이미 이동 수단의 차원을 넘어섰다. 만약 무인 자동차 플랫폼이 상용화되어 안착한다면 사실 차량은 쉼의 공간, 개인 공간으로 변화될 것이다. 탑승자들은 운행 중에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고, 마치 집에 있듯 생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이 겨냥한 것은 '차'였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집' 안의 오디오라면 삼성의 하먼 인수는 '차'안의 오디오를 겨냥한 것이다. 

    이렇게 삼성과 소니는 다른 관점에서 같은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현재 삼성은 이미 어느 정도의 그들이 목표로 하는 시장을 선점했으니, 소니를 앞서 가는 듯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소니의 야심이 전기차 시장을 흔들만한 영향력으로 발전한다면, 다른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 전쟁의 승자가 누가될지 몇년 후가 궁금해진는 대목이다. 

LG의 CES 2020 공개 장면 _ 크라우드 서비스와 AI의 결합으로 스마트 가전기기의 미래를 설명하고 있다. 
현대의 CES 2020 공개 장면_우버와의 합작을 통해 공유 모빌리티를 비행기에 연결시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여러 기업들의 새로운 기술들이 공개되었다. LG는 여전히 홈 가전의 발전에 집중하고 있고, 현대는 우버와 합작하여 다소 먼 미래를 겨냥한 듯보이지만, 개인 항공과 자율주행을 연결시킨 모델을 공개했다. 

    대략적으로 살펴본 1일차 스케줄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토픽은 '여행'이었다. 왜 많은 기업들은 여행, 여가생활에 집중하는 것일까. 결국 미래의 AI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고, 자율주행이나 공유 차량등의 발전은 개인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운전할 시간이 줄어들고, 실제 일하는 시간보다 관리하는 시간이 늘어나 장소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VR/AR의 발전은 가장의 공간을 현실의 공간으로 확장시키고 그로 인한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을 제공할 것이다. 개인비행체등의 개인 항공의 발전은 시간과 환경의 제약으로부터 인간을 보다 자유롭게 해줄 것이다. 미래를 보는 기업들은 미래의 노동환경을 미리 예측하고 이미 그 이후의 생활패턴을 기준으로 미래 시장의 선점을 위한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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