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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푼 Feb 05. 2023

나 홀로 저녁

때로는 매우 필요한....




점심에 먹다 남은 떡국 반 그릇. 엄마네서 얻어온 오곡밥. 김 몇 장. 잘 익은 김장김치. 


거실 컴퓨터 앞 이동책상에 얹은 쟁반 속 나의 조촐한 저녁이다. 


삼부자는 모두 집 앞 대패삼겹살 집으로 갔다. 기름진 음식을 싫어하는 나는 집에서 홀로 먹기로 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지만, 지금의 정적이 너무 좋다. 아, 대체 얼마 만에 홀로 있는 시간인지... 아이들 겨울 방학과 더불어 찾아온 '키보드까지 9 만리'라는 핑계 중에 드디어 짬을 내어 잠시 글을 써 본다. 


창 밖을 보니 미세먼지가 뿌옇다. 매섭게 몰아치던 추위가 가라앉으니 다시 시작된 모양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은 참 좋다. 함께 여행도 다니고 함께 좋은 것을 이야기하고 함께 맛난 것도 먹으면 더 좋다. 그러나 아주 가끔은... 그 안에서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내 앞에 차려진 조촐한 저녁이 세상 그 무엇보다 귀한 만찬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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