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건의 슈퍼맨이란…
어린 시절, TV를 통해서였지만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을 보며 자랐고, 리메이크되는 슈퍼맨들도 틈틈이 보았다.
사실 슈퍼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초인의 힘이 많이 거슬렸다. 핏줄 하나 잘 타고 난 이유로 저런 힘을 구사할 수 있다니. 어쩌면 그를 질투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슈퍼맨을 보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날이 너무 더워서 시원한 극장에서 피서를 하자와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제임스 건 감독 때문이다.
아들은 좀 독특한 감성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중 하나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다. 원래 내 취향이라면 볼 일이 없을 시리즈를 아이를 통해 강제? 관람하고 특히 세 번째 작품은 극장에서 두 번이나 같이 보았다. 그 작품 이후 제임스 건이 DC 작품 때문에 마블을 떠나게 되어 많이 아쉽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그러니까 그 제임스 건이 찍은 작품이 슈퍼맨이었던 거다.
그렇게 개봉일도 아닌 다음날 일반관에서 슈퍼맨을 보고, 당일 저녁 둘째와 함께 4DX로 다시 보았다. 슈퍼맨에서 가오갤의 흔적이 보였다. 음악조차 가오갤의 감성이 가득 묻어났다. 이럴 수가! 아들이 보면 너무나 사랑할 영화였다!
4DX 2D 관람은 일반관의 첫 관람 때보다 몇 배는 더 재미있었다. 슈퍼맨이 하늘을 나는데, 당연히 최고일 수밖에!(4DX 다 경험자인 나의 경우, 비행씬 + 4D 조합이 최상이다)
예상대로 둘째는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관람 내내 자꾸 아이의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걸 보았다. 극의 진행이 매우 흥미진진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일부 전투씬과 곳곳의 장면에서 감독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돋보인다.
다시 태어난 제임스 건의 슈퍼맨은, 타고나 초인임에도 결국 자신의 선택과 행동으로 지금의 나를 이루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다른 리메이크작들과 사뭇 다른 결이자 탁월한 지점이다. 감독이전에 스토리텔러로 불리기 원하는 제임스 건의 힘이다.
개인적으로 미스터 테리픽의 씬들이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해당 캐릭터의 스핀 오프가 제작될 예정이라 들었다.
역시 제임스 건은 다 계획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