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 선 Jun 17. 2023

나의 정체성을 찾다 점점 초조하고 조급해지나요?

컵 7번이 주는 용기

제일 대표적인 타로덱 라이더 웨이트의 컵 7번과 나의 컵 7번


타로를 처음 시작하고 얼마 안돼 의대에 진학했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도망쳐온 제 진짜 꿈은 결국 절 따라잡았어요.


내가 무슨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의 많은 것들을 쏟아부었는데. 

맞는 결정이라 확신해 흘러온 이곳에서 정작 내 마음은 실체 없는 다른 무언가에 있는 듯, 이제 도착했는데 언제라도 떠날 준비가 된 사람 같은 안절부절못함으로 매일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중퇴를 해야 할까라는 가능성 자체를 고려할 수 있게 됐을 때 즈음 조언을 구하려 타로카드를 뽑았어요. 7번 컵카드가 이상하리만치 계속 나왔습니다. 딱 봐도 뭔가 기분 더러운(?) 카드 생김새와 혼란, 유혹, 갈등이란 불길한 의미들에 짜증 나서 "아 안다고"라며 카드를 패대기치다, 왠지 같은 카드가 자꾸 나오는 건 내가 잘못 해석하고 있어서라는 생각도 들어서 카드를 바라보던 중 다른 의미가 떠오른 그날이 생생합니다. 


컵 7번이 보여주는 베일에 싸인 컵들과, 불투명한 미래를 말하는 자욱한 안개, 형태가 뚜렷하지 않은 검은 형상이 뜻하는 거 자체는 전과 같되, 지금까진 함축되어 있는 암시가 불행하고 무섭게 다가왔다면, 그때 굉장히 신나게 다가왔었어요. 


"그래, 네가 이 길을 정하면 분명 미래는 조금 더 불명확해질 거야. 근데 지금은?

현재 네가 너 자신을 충분히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만든 계획과 뚜렷해 보이는 미래 역시 환상일 수도 있어. 

보장된 길이란 건 없어 - 그러니까 이왕 불투명한 거, 베일을 들췄을 때 뭐가 나올지 두근대는 기대에 부푸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결정을 내리는 게 맞지 않아? 

지금 너 - 이 길을 계속 간다면 저 컵들에서 뭐가 나오던 심장이 뛰지 않잖아."


컵 7번 카드는 말해요 - 당신이 삶 어디에 있던, "나"에 대한 뚜렷한 형상이, 비전이 아직 없을 수도 있지만 그 시간을 조급함과 초조함보단 기대와 두근거림으로 찾아갈 수 있는 여유를 찾으라고요. 

얼마나 신나나요? 

당신은, 우리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컵 7번 카드는, 타로는, 내 마음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혼란스럽다면, 두 길을 걷다 언젠간 나올 컵들 중 어떤 컵들이 더 기대되는지 돌아봐주세요.

@han______sun


매거진의 이전글 내 직감을 믿어도 될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