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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 Jan 31. 2019

글쎄, 기대만큼은. 영화 <극한직업> 리뷰

이야기는 어설프고 웃음은 억지스러웠다

(※ 최대한 스포일러를 줄였지만, 글의 특성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모두가 호평하는 무언가에 대해 불호를 이야기하는 것은 언제나 조심스러운 일이다. 전부 Yes라고 외치는데 나 혼자 No,라고 하는 셈이니까. <극한직업>의 리뷰를 써 내려가는 지금 내가 딱 그런 상황이다. 개봉 9일 째인 지금 <극한직업>은 400만을 넘겼다. 코미디 영화라는 장르에 아주 충실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호평받고 있다. 그만큼 많은 관객들이 찾기도 했고. 이런 상황을 알고 있던 탓에 너무 기대했는지 모른다. 내게는 생각만큼 재밌지는 않았고, 영화 안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여럿 보였다.

<극한직업> 포스터. (출처 : 다음 영화)

  이 영화에는 두 가지 주요 흐름이 있다. 하나는 마약반의 이야기고 나머지 하나는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다. 코미디 영화인 만큼 코믹 요소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는데, 대신 이야기는 얼기설기 짜여있다. 위장으로 차린 치킨집이 대박을 치는 설정 자체가 독특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중간까지는 그래도 적절한 인과관계를 유지하며 흘러갔던 내용이 갑자기 으잉? 하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튄다. 마약을 공급/유통하는 악역이 원하는 것, 그리고 악역과 마약반이 본격적으로 엮이게 되는 과정이 그러한데, 이 두 부분이 흔들리다 보니 코믹 요소 아래 중심을 잡아주는 이야기가 흔들리게 된다.

<극한직업>에 등장하는 이무배(신하균). (출처 : 다음 영화)

  그러다 보니, 웃긴 부분 자체도 타당성을 잃는다. 사실 영화 전체적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방법 안에도 억지스러움이 깔려있다.(다른 코미디 영화에 비해서는 그래도 자연스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말이나 상황에서 '굳이 저기서 쟤가 저렇게 말해?/행동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많이 등장한다. 깔리는 복선 없이 웃음을 위해 일단 무작정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코미디 영화가 끝끝내 버리지 못하는, '빻은' 부분도 등장을 한다. 돈이나 명예 때문에 남편을 구박하고, 남편이 자신이 원하는 가방을 사 오고 많은 돈을 가져오자 묶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먼저 씻으러 가는 부인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뭐, 이 영화감독의 전작(<스물>, <바람 바람 바람>)이 보여준 '빻은' 모습에 비하면 그래도 좀 나아진 것일지도 모른다. '빻음'을 코믹 요소의 중심으로 쓴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이를 끝끝내 포기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게 없어도 충분히 많은 웃음 포인트들이 깔려있는 영화인데.

<극한직업>의 마약반 5명. (출처 : 다음 영화)

   뭐, 이런 혹평에도 불구하고 킬링타임 용으로는 좋은 영화다. 이야기의 부족함과 웃음의 억지스러움은 배우의 연기로 자연스러워지기 때문. 마약반 5명과 신하균, 오정세의 공이 큰 영화다.



한 줄 평.

설 연휴에 가족들이 함께 웃고 보고 나오기에 좋을 영화, 하지만 기대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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