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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 Mar 11. 2019

페미니즘 영화면 어때서, <캡틴 마블> 리뷰

통제를 벗어나 자유로워진 여성의 잠재력엔 한계가 없다

(※글의 특성상 <캡틴 마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캡틴 마블> 공식 포스터(출처 : 네이버 영화)


  <캡틴 마블>을 보고 왔다. '페미니즘 영화'라서, '여성 영웅'(그리고 아마도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핵심이 될)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개봉하기 전부터 비난이 가득했고, 개봉 후에도 별점 테러를 받고 있는 터라 시간이 되자마자 뛰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구구절절 할 이야기가 많지만, 짧게 말하는 게 오히려 이 영화의 장점을 더 부각하는 글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솔로 무비다. 캡틴 마블이라는, 새롭게 등장하는 영웅에 대해 충실히 소개하고 있으며 동시에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반전도, 위트도 있었다. 물론 주인공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감동 코드가 갑자기 활용된다거나 인물의 생각을 인물 스스로가 줄줄 설명하는 등 투박한 면이 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그러나 가장 멋있었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나 여성인물을 다루는 부분이었다. 주인공인 캡틴 마블도 마찬가지고, 캡틴 마블의 조력자인 마리아, 그리고 마리아의 딸, 로슨 박사까지. 누구 하나 멋지지 않은 인물이 없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95년은 지금보다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더욱 견고했던 시기다. 그러나 4명 모두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지지 않는다. 변화하려고 하고, 극복하려고 한다. 남자들이 여자가 할 거라고 상상도 못 하는 일들을, 4명의 인물은 생각하고 해낸다.

<캡틴 마블>의 캡틴 마블(브리 라슨), 마리아 랭보(라샤니 린치). (출처 :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페미니즘 영화가 맞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차별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그런데, 이게 뭐가 잘못된 걸까? 없는 '성차별'을 꾸며내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며, 마블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해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위기를 맞은 어벤져스를 구해낼 영웅의 등장인데 환영받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마블의 10년을 해칠 거라며 욕을 먹다니. 그래서, 나는 <캡틴 마블>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되묻고 싶다.


 "페미니즘 영화면 어때서?"


한 줄 평.

통제를 벗어나 자유로워진 여성의 잠재력엔 한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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