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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 Jan 13. 2023

팍팍한 삶을 발랄한 극으로, 뮤지컬 '청춘소음' 리뷰

모든 게 갑자기 이뤄지는 마법, 아쉬운 웃음 포인트

부수고 싸우고 죽이는 중소극장 뮤지컬판에 로맨틱 코미디가 찾아왔다. 바로 뮤지컬 ‘청춘소음’이다. 발랄하고 귀여운 작품의 색채에 청춘을 향한 메시지도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뮤지컬 '청춘소음' 포스터(출처 : 인터파크 티켓)

뮤지컬 ‘청춘소음’의 주인공 오영원과 한아름의 삶은 팍팍하지만, 극은 발랄하다. 신나는 넘버들과 코믹한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넘버를 소화하고 웃포를 충실히 이행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뮤지컬 '청춘소음' 공연 사진 (출처 : 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3/0103/IE003097299_STD.jpg)

하지만 메시지도 놓치지 않는다. 여행 작가지만 여행 한 번 가보지 않았던 영원을 통해서는 그의 말처럼 '부딪혀 살아보며' 깨달을 수 있는 교훈에 대해 얘기한다. 영원은 자신이 외면했던 현실을 마주하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     

뮤지컬 '청춘소음' 공연 사진(출처:http://www.starnewsk.com/news/articleView.html?idxno=35549)

또 다른 주인공 아름은 삶의 고난과 역경을 도로 위 방지턱처럼 툭툭 만난다. 그가 살아가는 과정은 우리와 다를 바 없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아름에게는 ‘확실한’ 안식처가 있다는 것이다. 그가 안식처를 통해 기쁨을 얻어가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메시지를 던진다. ‘당신에게도 힘든 일상을 쉬게 해 줄 안식처가 있나요?’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모든 전개가 갑작스럽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영원이 아름에게 반하는 과정도, 영원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되는 과정도 전부 모두 갑자기 이뤄진다. 영원의 감정이나 행동에 근거가 되는 장면이 몇몇 있긴 하지만 관객들에게 충분하지 않을 정도다.     

뮤지컬 '청춘소음' 프레스콜 사진 (출처 :https://m.yna.co.kr/view/AKR20230110128700005)

또한 ‘전형적이고’ ‘감수성이 떨어지는’ 웃음 포인트도 존재한다. 아름의 여자인 친구들이 돈을 많이 쓰는 전형적인 YOLO 캐릭터로 그려진다거나 영원이 아름을 남자로 오해한 후 만난 아름의 전 남자친구를 보고 아름을 ‘동성애자’로 오해하면서 나오는 대사들이 그러하다. 이런 웃음포인트가 없더라도 뮤지컬 ‘청춘소음’은 충분히 웃기다.     


하지만 이처럼 긴장을 풀고 즐겁게 볼 수 있는 극은 오랜만이었다. 로맨틱 코미디가 보고 싶다면, 재밌는 공연이 보고 싶다면, 평범한 일상을 담은 극이 보고 싶다면, 올 겨울은 뮤지컬 ‘청춘소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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