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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톨이 Mar 30. 2022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3-3 의미 프로젝트 3월 '친절' -3 - 그럼에도 친절해야 하는 이유


  1월부터 의미 있는 삶 살기 프로젝트를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지난 3개월 동안 매일 20분씩 짧게 글쓰기를 해오며 일요일까지는 꼭 한 개의 글을 완성했었다.

지난주에 처음으로 여러 가지 일이 생겨 이번 주 포스팅 목표일을 놓치게 됐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이번 주제인 친절과 관한 다른 느낀 점이 있어 쓰다만 글을 잠시 제쳐놓고 이번 주는 내가 느낀 친절의 어려움에 대한 글을 남겨놓으려 한다.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2월에 이어 이번 3월은 꽤나 좋은 출발이었다. 내 인생도, 일도, 연애도, 취미 활동도 모두 문제없이 술술 풀려가는 느낌이라 내 기분도 좋았고 에너지도 넘쳤다. 그래서 이번 달 초중반은 친절해지기 위해 하기로 한 행동들, 진심을 담아 웃기, 칭찬하기, 친절 베풀기 등등의 것들을 순조롭게 지켜나가면서 친절은 하기 쉬운 것이라 느꼈고, 그와 관련된 내용이 지난주 포스팅이었다.


하지만 중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이런 생각이 조금 바뀌기 생각했다.


친절해지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은데,,,?

내 마음대로 풀리지가 않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1. 내가 불안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친절에 집중할 수 없었다.


  지난주부터 내 주변에서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마찰들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터지기 시작했다.


1. 하우스 메이트와의 논쟁 현재 같이 살고 있는 하우스 메이트들 사이에 작은 다툼이 생겨 하우스 미팅을 했다. 양쪽에서 생긴 문제에 '친절'을 생각하며 모두를 위해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려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심지어 불만을 제기한 룸메이트 한 명이 작정하고 남은 모두에게 피해와 불편한 상황을 계속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2. 밴드 멤버들과의 논쟁 현재 지인들과 함께 취미로 모여 주 1회 밴드 연습을 하고 있다. 몇 개월 후 지인들을 초대해 작은 공연을 열려고 연습 중인데 이 밴드 활동과 관련하여 서로 소통의 오해로 인한 갈등이 생겼다. 굉장히 불편한 일주일을 보냈다.


3. 직장 내 소통 문제 직장 업무와 관련된 작은 소통 문제가 생겨 나의 의도와 다르게 일이 흘러간 상황이 있었다.


사실 사소한 작은 일들이지만 이런 일들이 한 번에 다가오니 내 마음에 있던 여유와 베풀고 싶은 마음도 위축됨을 느꼈다. 친절과 이런 일들이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지만, 결국 친절이라는 것도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


잘잘못을 가리는 것보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런 상황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특히 이번 달 주제와 맞물려서 그런지 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만들어냈다. 스트레스와 긴장이 마음속을 채워가면서 그만큼 남에게 친절을 베풀자는 의욕은 점점 작아져갔다. 그러다 지난주 말에 정신이 들었다. 이번 주에 내가 남을 위해서 한 행동이 뭐지?


바로 떠오르는 생각도, 지난주에 느낀 마음이 따듯해졌던 경험도 없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일상생활에서 항상 일어날 수 일들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도 결심한 대로 어떤 상황으로 인해 주제에 집중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상황으로 느낀 점은 내 주변이 너무 바쁘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 '친절'은 하기 쉬운만큼 잊기도 쉽고, 내가 의식적으로 행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친절은 쉽지만, 쉬운만큼 계속 의식하려 해야 한다.



2. 내 기분의 레벨과 친절함의 레벨이 같이 움직였다.


  위 상황과 맞물려 지난주 나의 전체적인 무드는 상당히 다운돼 있었다. 더불어 지난 2 주간 구름과 비가 계속돼서 햇빛 한번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점도 내 기분에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지난 3주간 한결같은 날씨


 결국 비교적 한층 다운된 기분으로 지난주를 보내면서 친절을 베풀 의욕이 솟지 않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초반 2주는 대중교통을 탈 때도 항상 서서 가며 타인에게 자리를 양보했는데 지난주는 계속 자리에 앉아갔고, 계산대 앞에서 누가 버벅거리며 결재를 늦게 할 때도 기쁜 마음으로 여유롭게 줄 서서 기다렸던 나는 같은 상황에 처하자 조금 짜증이 났다.


진심을 담아 하자고 정했던 미소 짓기와 칭찬도 그 진정한 진심을 생각하는 게 힘들었다.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내가 베푼 호의를 모두가 좋게 받아들여주진 않았다.

내가 무언가 친절을 베풀고,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 이게 바로 내가 가진 이상이었다.

물론 내가 어떤 친절을 베풀었을 때 받는 긍정적인 반응이 부정적인 것보다 훨씬 많았지만 내 상상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1. 냉담하게 받아친다 : 웃으면서 인사를 해도 무시를 당하거나 무표정으로 돌아온다. 친절하게 응대를 해도 냉담한 표정으로 날카로운 말을 뱉어낸다. 이런 반응을 받았을 때는 마음에 따듯한 기분이 생기는 게 아니라 조금 민망하고 되려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 것 같기도 했다.


2. 의심을 받는다 : 조건 없이 뭔가 호의를 베푸는 것을 불편해할 사람들도 있다. 무언가 대가를 바라고 한다거나, 왜 저 사람이 나한테 친절하게 행동하는지, 그 이유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물론 각박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좀 더 조심하고 주의하며 살아야 할 필요가 있지만 뭔가 아쉽기도 하다.


3. 오해한다 : 간단한 청소나 정리 등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정말 순수히 자원해서 했다. 다른 사람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지만 그 마음이 전달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을 왜 하는지? 또는 메인 업무에 집중하지 않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을 주게 된 것 같다. 나중에 이런 일을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친절해지려 할 것이다.


  이런 경험으로 인해 나는 친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 친절을 베푸는 것은 쉽다. 하지만 쉬운만큼 어렵기도 하다. 어려운데 내가 꼭 해야 할까? 마더 테레사, 간디 같은 위대한 분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나는 애초부터 친절하기에는 글러먹은 사람이 아닌가?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되려 오해만 받는 일을 해야 하나?


그런 의문점과 혼란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오늘 다시 이 생각을 바꾸게 됐다.

업무와 관련해서 지난 5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바이어에게 연락을 해보게 됐다. 오랜만에 하는 연락인 데다 스트레스가 조금 쌓여있던 상태라 두려운 마음이 컸다.


이 바이어는 예전부터 항상 나를 항상 친절하게 대해줬던 바이어였다. 연락을 할 때는 항상 좋은 글귀나 예쁜 사진을 첨부해서 보내준다거나, 명절 때마다 꼭 정성스러운 메시지를 보내준다거나.


그녀는 아직도 변함이 없었고 5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색하게 나를 반갑게 받아주었다. 서로의 근황을 확인하고 그녀의 고양이와 고양이 친구의 근황, 새로 이사 간 그녀의 동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등등 꽤 오랜 시간을 통화했다. 캐나다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그녀는 식사를 하러 가자고 먼저 제안했다. 내가 필요해서 연락을 한 건데 그녀는 정말 열린 마음으로 기쁘게 나를 대해준 것이다.


이 밝은 기운으로 가득 찬 그녀와의 통화 한 통이 정신없고 힘들었던 내 지난 한 주의 피곤함을 씻겨 내려주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그녀는 분명 그녀의 이런 에너지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원래부터 친절한 사람이 아니다. 친절을 베푸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속 친절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가 베푼 작은 친절 하나가 한 사람의 하루를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베푼 친절은 친절의 부메랑 효과로 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가끔 냉담하고 각박한 이 사회를 아주 조금이나마 따듯하게 만들기 위해.

남에게 베푸는 친절은 결국 나에게 베푸는 친절과도 같기 때문에.


내가 친절한 성격이 아니라고 그냥 포기한다면 그 어떤 변화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번 달도 거의 끝나가지만 이번 한 주는 나는 앞으로도 계속 친절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다.




의미 프로젝트 3월 -1- 소개 및 계획

https://brunch.co.kr/@hantole/15


의미 있는 삶 프로젝트 자세히 알아보기

https://brunch.co.kr/@hantol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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