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자존감 만들기 프로젝트

"눈 맞춤"에 관한 개똥철학

by 책토리

부모라면 누구나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저 또한 아이의 자존감을 생각하여 대소변 가리는 방법과 시기도 서두르지 않고 신중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조금 커서는 아이의 의견을 잘 들어주려고 하고,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는 등 육아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자존감 부분이 꽤나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김선호 초등학교 선생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 영상이 꽤나 맘에 들어 쓰신 책을 찾아보았는데요. 나름 가장 유명하고 베스트셀러였던 『초등자존감의 힘』이란 책부터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는 김선호, 박우란 님이 공동으로 쓰신 책입니다. 김선호 선생님은 현직 초등 교사로 계신 분이고, 박우란 님은 김선호 님 배우자로 심리학전공자이시며, 아이들 심리에 정통한 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은 자녀교육서라기보다는 아이들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데 도와주는 벗 같은 책이라고 생각 들어요.



아이가 학령기가 그리 멀지 않았기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가볍게 읽고 반납하자 하면서 읽었어요. 그런데 가볍게 읽어 내려가다가 '자존감'의 정의에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통해 얻은 지혜는 바로 "눈 맞춤"이었습니다. 왜 눈 맞춤이었을까요??


우선, 자존감에 대한 정의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하게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 정도로 자존감에 대한 정의를 내렸었는데, 이제는 좀 바뀌었습니다. '자아존재감'의 바탕 위에 '자아 존중감'이 생겨졌을 때 비로소 '자존감'이 완성된다는 것으로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아존재감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내가 있어"


그런데, 아이 특히 초등 저학년까지의 아이는 "지금 여기에 내가 있어"라고 스스로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아 존재감'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 완성이 된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아이 스스로는 스스로를 볼 수 있는 재간이 없기에 누군가가 아이를 직접 눈으로 봐주어야 아이는 그제야 "아, 내가 지금 여기에 있구나"를 자각하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요. 이게 최소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요. 전 바로 이 부분에서 깊은 깨달음이 왔습니다. 아, 집에서 부모로서 아이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는 키포인트는 바로 이거구나. "눈 맞춤"이 답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눈 맞춤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를 오롯하게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은 역시 부모인 것 같아요.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아이의 주양육자이겠지요. 한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루 일과 중 일상생활에서 아이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유치원 잘 다녀왔어? 밥 먹자, 밥 먹었니 간식은 뭘 먹었어? 뭐 하고 놀았어? 등 일상 언어로 하는 대화로는 눈맞춤하는 시간이 5분 남짓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눈 맞춤"이 될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는 우선 아이의 크고 작은 말들에 반응(경청)해주고, 아이의 관심사에 대해서 같이 대화를 나누고 함께 일정시간 놀이를 갖는 것이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이와 오롯이 눈을 마주하며 이야기와 놀이를 하는 것이지요.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겠지만, 매일 10분이라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아이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고 놀면 어느덧 아이의 자존감은 만들어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네요.


또한 저자는 말합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높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아이에게 질문보다는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만들어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의 말을 그냥 대답만 하며 듣지(聽) 말고, 제대로 듣고(聞) 소통을 해야 눈맞춤 하는 대화가 될 것 같습니다.


책을 보는 내내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이 떠올라 좀 훌쩍였습니다. 좀 가엽다는 생각과 함께요. 왜냐면 이 시기에 집안에 썩 좋지 않은 일들도 있었고, 누군가가 나를 오롯이 봐주었던 기억이 도무지 나질 않아 눈물도 좀 났습니다. 한편으로는 지금 내 나이가 40인데 나의 자존감은 괜찮은 건가? 나는 누가 눈맞춤 해주나...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생각을 아주 살짝 바꿔보니 내가 내 아들한테 열심히 눈맞춤하며 대화하면 그 시간은 아들이 나한테도 오롯이 눈 맞춤을 해주는 것이 되겠구나. 나의 자아존재감, 이제라도 키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닿자 든든한 마음과 함께 고마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만약,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아이 중에 목소리가 크고, 행동반경도 큰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은 분명 "내가 지금 여기에 있으니 나 좀 봐주세요 제발!!!"이라고 온몸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일 겁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행동을 '자제해라, 그만해라'라는 말 대신 눈을 맞추면서 'OO아~ 너 왔구나, OO 하고 있구나, 정말 대단한데!' 하면서 매우 반가운 인사와 함께 인정하는 말들을 해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아이와 매일 눈맞춤하는 대화와 놀이를 하고, 아이의 존재감부터 살려주어야겠습니다.


유아시절부터 초등학생들까지 왜 그렇게 엄마, 아빠, 선생님, 이모, 삼촌, 고모 등을 부르며 자신의 존재감에 목숨 거는지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그건 어쩌면 "지금 여기에 내가 있어"를 아이 스스로 끊임없이 증명하며 자존감을 살리려는 본능 같은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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