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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돛이 없는 돛단배 Jun 01. 2024

회사

회사 동료들은 장애가 있는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때때로 그들의 미묘한 불편함이 느껴졌다.

나는 말을 잘 못했기에 말할 때 최대한 짧고 간단하게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말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도 있었다.

짧게 말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무례하게 들리거나,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런 오해는 때로 다툼으로 이어졌다.

말이 과열되고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이 경직되어 사람들이 보기에 화가 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상대는 더 당황하고 대화는 더 격해졌다.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라고 되뇌면서도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나는 항상 다른 직원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았다.

언어장애로 인한 미안함?을 메우기 위해 두 배, 세 배로 노력했다.

업무 능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매일 밤늦게까지 일에 매달렸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의 부족함을 만회하고 싶었다.

그 결과 항상 인사평가가 좋았고 그에 따라 연봉도 올라가는 속도가 빨랐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가슴 한 켠에는 언제나 회사에 미안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더 잘하고 싶지만 나의 한계는 명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회사를 다닐 수밖에 없었다.

나도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내게는 이 일이 삶의 전부였다.

그리고 이 일을 통해 나는 성장하고 있다고 믿었다.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나는 나의 길을 가야만 했다.

언어장애라는 걸림돌이 있었지만, 그것이 나의 인생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어쩌면 나는 동료들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오해를 풀어가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 나가는 법을 말이다.

나는 오늘도 미안함을 느끼면서 나아갔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조금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 것이라 믿었다.

이러한 나의 일상은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일도 미안함을 무릅쓰고 살아갔다.

그 미안함 속에서도 나만의 길을 찾기 위해, 그리고 나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나는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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