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누군가의 이유이고 싶었다.
좋아함을 당한다는 건,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누군가의 하루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사람.
별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따뜻해지는 존재.
그런 사람이 세상엔 있더라.
근데 난…
한 번도 그런 쪽에 속해본 적이 없다.
내가 있던 공간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적,
누군가의 눈빛이 나를 따라오던 순간,
그런 거, 없어.
있었다고 착각한 적은 있었겠지.
늘 나만 혼자 달아오르다가,
혼자 식고, 혼자 끝났다.
사람들이 날 싫어하진 않았다.
다만, 마음을 내어줄 만큼
끌리지 않았던 거다.
아, 착각한 적은 많다.
나에게 다정했던 사람들.
그냥 예의였을 뿐인데.
불쌍해서, 어색하니까,
말이라도 걸어준 것뿐인데.
나는 거기서 온기를 찾았다.
그게 다였는데.
그마저도 나 혼자 만든 이야기였다.
사실 알긴 했다.
나 같은 사람은 누구의 ‘첫 번째’가 될 수 없다는 걸.
늘 뒷순위, 늘 여유 있을 때만 불리는 이름.
그런 존재라는 거, 몸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진심을 다해 누군가를 좋아해보고 싶었다.
그 사람의 하루에 내가 스며들 수 있다는 착각을,
해보고 싶었다.
실제로 좋아한 적 있다.
진심이었다.
내 안의 모든 따뜻한 걸 꺼내 보여줬다.
결과는 뻔했다.
“고맙지만 미안해.”
이제는 그 말만 들어도 식은땀이 난다.
무서운 건 거절이 아니라,
거절 이후의 공기다.
내가 뭔가 잘못된 사람처럼 느껴지는 그 분위기.
거기서 도망치듯 빠져나오는 내 뒷모습.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장면.
그래서 더 이상 안 꺼내기로 했다.
마음이든, 표정이든, 눈빛이든.
이제는 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누구도 기다리지 않고,
그냥 그렇게 버티는 거.
그게 나에게 맞는 방식이라는 걸.
단 한 번도 깊이 사랑받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지금 나는 확신한다.
나도 그중 하나라는 걸.
그게 아주 가끔,
문득문득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