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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돛이 없는 돛단배 Jun 02. 2024


20대 중반때부터 40대 중반때까지

거의 쉬지 않고 일을 해왔고 늘 바쁘게 살았다.

매일 쏟아지는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일상 속에서 나를 버티게 해준 것은 같이 일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협업 하다보면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겠지만.

진짜 우리가 친해진 시간은 일과 후였다.

매일 밤 늦게 퇴근할 때 같이 나가서 술을 마셨다.

술자리는 단순히 피로를 푸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업무에서 겪는 어려움도 털어놓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며 친해졌다.


술자리에서의 대화는 끝이 없었다.

어떤 날은 새벽까지 이어져 막차를 겨우 타고 집에 돌아가기도 했다.

가끔은 막차를 놓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도 있었다.

다음날 정시출근을 해야 했기에 항상 피곤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때의 그 시간들 덕분에 회사를 즐겁게 다닐 수 있었다.


내가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를 배제하지 않고 항상 함께 어울려줬다.

물론 업무 중에 동료들이 어려워할 때 자주 도와주었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늘 나한테 먼저 와서 술 먹으러 가자고 해주고 그들 사이에 끼워주었다.

그래도 나름 눈치빠른 넘이라 2, 3차때는 피곤하다고 핑계대면서 일부러 빠져주고 그랬다.


바쁜 업무 속에서도 이런 시간들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매일 밤 늦게까지 일을 하면서도

우리는 체력이 남아돌아 거의 매일 술을 줄기차게 마셨고

함께 술을 마시던 시간들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만난 동료들은 나에게 소중한 버팀목이었고

힘들었던 기억보다 동료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더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친했던 동료라도 이직 후에 계속해서 연락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두세 번까지는 물어본 것에 대답을 해주었지만,

그 이상 같은 이유로 연락이 오면 무시해버렸다.

물어볼 때 말고는 나한테 연락할 이유가 없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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