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파티와 스몰토크, 어려워.

by 쏭스

“쏭, 이번 주말, 내 생일 파티에 와.” E가 서른여섯 생일을 맞아 플랫에서 파티를 연단다. 아... 파티라... 모임은 여전히 어색하지만, 동갑의 씩씩한 E를 축하해주고 싶어 가겠다고 했다. 그녀는 찐브라질리언이다. 브로큰 잉글리시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 있게 대화 분위기를 주도한다. 나와 반대 성향인 E가 초대를 해주었으니 이참에 까짓것, 가보자.


좁은 플랫의 키친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각자 마실 술을 가지고 온다. 호스트 E는 장소와 음악, 간단한 스낵 정도를 준비한다. 이게 서양식 파티구나. 이 사람 저 사람 오가며 평상시보다 바이브를 업 시켜야 한다. 영어가 되던 안되던 밝게 웃으며 큰 소리로 말한다. 열과 성을 다해 상대의 말을 듣고 대화가 끊이지 않게 추임새를 넣는다.


끼리끼리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것에 익숙한 내게 스탠딩 파티는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서양의 그 무엇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맥을 넓히고 정보를 얻기에 좋다는 건 알지만, 내향인에게는 영어로 하는 스몰토크가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일단 이 사람 저 사람 옮겨 다니는 게 진짜 낯설다. 사람 바글거리는 곳이라 일단 듣기가 어렵다. 힘껏 집중해서 단어 위주로 맥락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와, 이거 완전 쌩리얼 영어 듣기 평가 현장이다. 듣기에 더해 한 두 마디 섞는 것도, 또 다른 화젯거리를 제시하는 말하기 영역도 필요하다. 스몰토크 실습의 현장, 일주일치의 기가 다 빨려버린 몇 시간이었다. 그래선지 점점 더 파티 참석율이 낮아진다. 인맥이 좀처럼 넓혀지지 않는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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