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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Jan 20. 2020

나 문제 있나 봐. 남 잘되는 게 배 아파.

[책리뷰] 프로이트의 의자 / 정도언

남이 잘되면 왜 부럽지?
내가 요즘 문제가 있나?


남편과 산책하면서 물어봤습니다. 남편은 순간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누구나 그렇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계속 그런 마음에 집착해서 네 일도 못하냐고 물어봐 주었습니다. 그렇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순간 스치는 마음이라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순간 스치는 마음도 제가 삐뚤어져서 그렇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부러운 마음에는 이유가 있었겠지요.




'정상적 인간'이란 사실 평균적인 의미에서 정상일뿐이다. 그의 자아는 여기저기에서 크게 또는 작게 정신병자의 자아와 비슷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내 마음이지만 참 알 수 없는 나의 마음! 어떻게 내 마음을 알 수 있을까요? 아무리 나에게 질문을 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심리학을 알면 좀 더 내 마음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로 이번 달은 집중적으로 심리학 책을 읽으며 제 일상의 고민을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추천받은 책 '프로이트의 의자'는 저처럼 일상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에 대해 사례별로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쉽게 설명해 주는 책입니다. (종이책은 절판되었고, ebook만 현재 구매 가능합니다.) 마치 소파에 누워 우리가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처럼 편안하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프로이트의 소파'가 아닌 '프로이트의 의자'라고 책의 제목이 지어진 것은 다 이유가 있겠지요. 저도 저자의 안내대로 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웠더니 앞서 말씀드린 제 부러운 마음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이트 학파 정신분석가이자 정신과 전문의 '정도언'님을 통해 만나는 프로이트 심리학입니다.


누구나 일상을 살면서 마음의 동요가 크게 작게 일어납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의 큰 동요 없이 살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평온한 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변하기 쉽지 않습니다. 저자는 변하려면 우선 자신의 마음을 알아야 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프로이트학 관점에서는 마음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요?

 

마음은 빙산과 같다.
커다란 얼음덩어리의 일부만이 물 위로 노출된 채 떠다닌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마음의 깊은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 정신분석이며, 정신분석학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박사가 만들어 낸 학문이자 방법입니다. 프로이트 박사는 인간의 마음을 철학이나 종교가 아닌 과학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정신분석학자입니다.


프로이트 박사는 인간의 마음을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나누어 접근했습니다. 그 출발점은 무의식인데 환자를 보다가 꿈, 환상, 공상, 말실수와 같이 흔한 현상에서 인간의 마음에 무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됩니다.


일명 세 가지 지형으로 나눈 것 같다고 하여 지형 이론이라고 하며, 이 이론을 바탕으로 마음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설명했습니다. 나중에 이를 보완하여 인간의 마음을 마치 세 명의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설명한 이드, 초자아, 자아의 '구조 이론'이 있지만 이 이론의 바탕도 '무의식'입니다.


다행히도 이 책은 프로이트 박사의 어려운 이론을 다양한 일상 사례를 통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를 움직이는 욕망, 소속감, 자존심, 자기실현, 방어기제, 억압, 합리화, 공황, 공포, 분노, 고독과 외로움, 우울증, 완벽주의 등 여러 감정이 발생하는 이유를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중 저는 앞서 제가 겪었던 ‘부러운 마음’과 관련된 ’Chapter 11_ 나 자신과 하는 경쟁 - 시기심, 질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인간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도덕적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도덕적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부러움, 시기심, 질투


이 세단어를 구별하시나요?


'부러움'이 일시적이라면, '시기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마음입니다.


'시기심'은 남이 잘되는 것을 시샘하고 미워하는 마음입니다. 시기심을 느끼는 것은 정말 흔한 일이죠?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겠지요. '시기심'이란 단어는 모든 언어권에 있을 정도로 인류의 본성이라고 합니다.


시기심에도 좋은 시기심, 나쁜 시기심이 있습니다.

남의 좋은 점을 본뜨려고 하는 것은 좋은 의미의 시기심이지만 남을 해치려고 하는 것은 나쁜 시기심입니다.


시기심을 잘 활용하면 알 수 없는 마음 2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1)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 수 있다.

내가 누구를 왜 시기하는지를 적어보면 지금 내가 누구이고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2) 남이 나를 시기하는지를 알 수 있다.

남이 나를 시기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판독 기술은 그 사람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는 것입니다. 빈정대는 사람, 깔보는 사람은 나를 시기하는 사람입니다. 지나치게 칭찬하는 사람도 조심해야 합니다. 시기심을 감추고 정반대로 공격하기도 합니다.



질투

'왜 그 사람들은 그 시간에 그곳에 있었을까?'
'왜 나는 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까?'


질투는 질투하는 사람을 정밀 분석관으로 만듭니다. 내 소중한 사람과 내 경쟁자 사이에서 나누는 말과 하는 행동을 늘 관할하고 의미를 알아내려고 애를 씁니다.

 

부러움이나 질투가 주로 물질에 대한 것이라면 질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시기심은 시기를 하는 사람과 시기의 대상인 사람 간의 2인극이라면, 질투는 질투하는 사람, 질투의 대상이 된 사람, 그 두 사람이 서로 빼앗기지 않고 지키려는 사람이 등장하는 3인극입니다.


부러움, 시기심, 질투, 이 모든 것들이 비교에서 시작됩니다. 비교는 불행의 씨앗입니다. 그러나 정신분석가 입장에서 보면 전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합합니다. 여성운동도 ‘왜 남자들만?’이라는 ‘건설적인 의미의 시기심'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직장 생활하면서 시기심과 질투를 한 번도 겪지 않고 산 사람이 있을까요?


남녀 사이의 질투,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시기심은 사적인 영역이고 차라리 단순해서 누가 문제인지 금방 알 수 있지만, 직장에서 겪는 시기심이나 질투는 훨씬 더 복잡하고 교묘하게 숨어 있어서 해결하기도 더 어렵다고 합니다.


직장 내 시기심은 평판, 승진, 포상, 월급 인상, 자격증 취득, 인맥 쌓기를 둘러싸고 일어납니다. 쉽게 말해 나를 제치고 다른 사람에게 기회와 혜택이 가는 일이라면 전부 다 시기의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러한 원리를 모르고 시기하는 사람을 싫어했고, 시기하는 마음이 들 때면 그만큼 제 자신이 싫었습니다.


직장에서 시기심이 발생하는 원리


1) 직장생활 '적응'과정에서의 '배기가스'

적응 : 살아남기 위해 하기 싫은 일도 하고, 보기 싫은 일도 보아야 하는 '적응'의 과정이 직장생활!

배기가스 : 시기심은 직장 안에서 적응해 나가면서 내가 배출하는 '배기가스'!


2) 주요 원인 : 타인과 비교

직장에서 느끼는 시기심은 내가 남과 비교되어 내 자존심이 위협받을 때 잘 생깁니다.


3) 시기심의 정도에 따른 대처

가벼운 시기심 : 정상 반응 -> 긍정적으로 변형하여 자신을 발전시킵니다.

커진 시기심 : 시기심에 매달리거나 시기심을 없애려고 인생을 낭비하기보다 내 자존감을 높이는 쪽으로 나를 계발 ->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시기심이 들면 '통과'라고 외쳐봅니다.

집착으로 변한 시기심 : 항상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에 집착하며 사는 사람이라면 정신치료나 정신분석을 받는 것을 권장 -> 마음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이해해서 분석받는 사람이 알도록 도와줍니다.


정신분석은 내가 말한 것에 근거해서 치료자가 나를 이해하고 이해한 것의 의미를 해석해서 나에게 되돌려주는 과학입니다. 귀 기울여 듣지 않는 치료자는 위험합니다. 그러니 혼자 있을 때도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듣는 연습을 꾸준히 하십시오. 그러면 길이 보입니다.


시기심도 소속감도 공격성도 이유를 모를 때는 그저 답답했는데 하나하나씩 과학적으로 풀어서 다가가니 이제 이해가 됩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만병통치약 같은 것은 아닙니다. ‘프로이트의 의자’는 마음을 설명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참고하면 됩니다. 프로이트와 대치되는 ‘미움받을 용기’ 아들러 심리학자의 견해도 이 책에서는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무의식 외에도 사람의 동물적인 욕구, 본능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라는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의자’라는 쉬운 마음 지도책을 알게 되어 마음 여행이 조금은 든든해졌습니다. 이 책을 추천해 준 나코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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