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거절 잘해도 좋은 사람입니다 | 양지아링 지음
당신은 남에게만 좋은 사람인가, 나 자신에게도 좋은 사람인가?
최근에 본 드라마가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보다 내가 차라리 손해를 보는 것이 더 마음 편한 호구가 있었다. 이 호구는 회사에서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고, 가족에게도 착하게 사니까 맨날 당하고 산다고 비난을 받게 된다.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속 남자 주인공 이야기이다.
'모두에게 맞춰줬는데 모든 게 다 내 탓이라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다른 사람의 요구에 맞춰 살다 보니 몸도 마음도 힘들다. 타인한테 피해 주지 않고 욕도 먹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어쩌다 한 가지 부탁을 안 들어줬다고 나를 비난할 때에는 억울하다.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나의 감정과 생각은 살피지 않았다.
'거절 잘해도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책은 자신의 욕구보다 타인의 욕구에 맞춰 사는 착한 호구를 위한 책이다. 자꾸만 선을 넘는 이들로부터 나의 '자존감'을 지키는 거절 연습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사례를 통해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대만의 심리상담사 '양지아링'이다. 같은 동양권 문화에 있어서인지 저자가 얘기하는 가정에서의 효에 대한 압박감, 첫째로서의 책임감, 남녀 관계에서의 희생 관계 등에 대한 상담 사례가 우리나라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신기했다.
저자는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좋은 사람'의 장점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경계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내가 나의 심리적 경계선을 지킬 때 타인도 나를 존중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수도관이 왜 녹슬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는 심리상담 치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습관이 있다고 한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 데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녹슨 수도관을 교체하지 않으면 누수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새 수도관으로 교체해야지 원인을 분석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경계선이 명확한지에 상관없이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한층 자유롭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원칙이라면 바로 경계선을 그리는 연습을 시작해 보라고 조언한다.
1. '거절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라.
- 어떤 상황이면 내가 수락할 수 있을까?
- 상황이 '어떻게' 변화면 내가 거절해야 하는 걸까?
2. ‘반드시’ 같은 말을 선택형으로 바꿔 말하라.
- 나는 '마땅히'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와 함께 밥을 먹어야 해. (X)
- 나는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와 함께 밥 먹는 걸 '선택'하겠어. (O)
단어를 치환함으로써 중압감을 덜고 자신이 반드시 집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다.
3. 나쁘게 상상하고 지나치게 걱정하는 습관의 고리를 끊는 연습
- 무작정 상대방의 상태를 추측하지 말자.
- '대조하고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경계선을 정립했다고 해도 타인은 변함없이 상처를 줄 것이다. 다만 당신은 똑같은 일이 '다음번'에도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의지력만으로는 변화를 꾀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시간관리', '재무관리'를 먼저 꼭 해야 한다고 한다. 내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시간표를 만들어 일주일 활동표를 보면 의사결정이 명확해진다. 돈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시간과 재무 현황이 명확히 파악이 돼야 여력이 되는 범위에서 타인을 도울 수 있다.
이제 타인을 돕는 것은 이제 나를 위한 일에 시간과 돈을 먼저 쓴 후의 일이다. 이러한 ‘원칙’을 지켜야 나의 선량함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