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쓴다
꾸준히 혼자 글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 1회 글쓰기 온라인 모임을 통해 함께 글 쓰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 규칙은 블로그나 브런치 같은 공개된 플랫폼에 글을 쓰고 매주 일요일 밤 11시 59분까지 페이스북 그룹에 링크를 올리는 것입니다.
매주 미션을 수행하다 보니 지금은 35주 차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35주 차 글을 계속 쓸 수 있었던 글쓰기 비법 7가지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글감은 평소 친구와 대화 속에서도 출퇴근 길 풍경 속에서도 독서를 할 때에도 우리 옆에 있습니다. 스쳐가는 글감을 메모하면 메모할수록 내가 쓸 이야기가 풍부해집니다. 영감은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우리에게 기적 같은 선물로 다가옵니다.
저는 수시로 메모를 합니다. 특히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에 떠오르는 생각이 많습니다. 이 생각들을 Google keep(메모 앱), Dynalist(아웃라이너/생각정리 앱) 등 생산성 도구를 가지고 꾸준히 메모를 합니다. 메모를 하기 어려우면 스마트폰에서 지원하는 음성 입력 기능도 활용하여 메모를 남겨둡니다.
글감으로 메모한 내용이 바로 제목으로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깊이 생각한 제목보다 순간의 느낌을 바로 적은 날 것 같은 제목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어서 신기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글에 더 진심을 담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됩니다.
글을 처음 쓸 때는 무엇을 쓸지 막막합니다. '왜 글이 안 써지는 지에 대해서'라도 씁니다. 쓰면서 이렇게 수시로 메모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글감은 넘쳐나고 오히려 정리할 시간이 없어서 다 못 쓰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 글을 전개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래도 계속 쓰다 보면 나만의 색깔이 생기면서 나에게 맞는 글쓰기 구조가 생깁니다. 저도 처음에 SNS 글쓰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다른 분들이 어떤 구조로 작성을 했는지 많이 봤습니다.
제가 맘에 든 글의 구조로 따라 써보기도 하면서 조금씩 제게 맞는 글의 구조를 찾게 되었습니다. 기본 구조는 글쓰기에서 많이 사용하는 서론-본론-결론 구조로 쓰고 있습니다. 서론에는 제가 쓴 글에 대한 효용성 또는 내용에 대한 요약을 쓰거나,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 적습니다.
서론, 도입부 부분이 제목 다음으로 중요합니다. 앞부분이 매력이 없으면 사람들은 다음을 읽지 않습니다. 본론에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대한 근거(인용문)나 주장, 사례들이 들어갑니다. 결론은 다시 전체적으로 요약하는 내용을 적습니다. 그리고 핵심적인 문장 한 줄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이 외에 글의 유형에 따라 쓰고 있는 패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보 공유성 글은 지금의 글처럼 ‘~하는 방법 00가지’ 라던가, 에세이는 보통 서론-본론-결론 형태, 서평/강연 후기는 작가와의 대화처럼 Q&A 형태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쓰기 포맷이 머리에 구조화되면 자동적으로 글이 써집니다. 맨 처음 어떻게 한 페이지를 채워야 할지 막막하다가도 하나씩 채워나가다 보면 글이 채워집니다. 하나도 못쓸 것 같으면 일단 질러보세요.
' ~하는 방법 00가지!’
저는 카페보다 집에서 글이 더 잘 써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테이블과 조명 밑에서 글을 쓰면 집중이 잘됩니다.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재즈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면 기분 좋게 글이 써집니다.
이렇게 자신이 글 쓰는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다 보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글이 술술 써질 때가 있습니다. 계속 쓰다 보면 어떤 환경에서 글이 가장 잘 써지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온라인 글쓰기 모임을 같이 하면서 주 1회 미션을 같이 수행하는 글쓰기 동무가 있다 보니 긍정적인 자극을 받습니다. 바쁜 상황에서도 미션을 어떻게든 수행하는 분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올라오는 핑계가 한 번에 사라집니다.
저는 주 1회 미션 수행하기도 어려운데 바쁜 일상 속에서 매일 글쓰기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나 스스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내 옆에서 현실로 일어나니 제가 주 1회 쓰는 것은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내가 쓴 글을 나의 글쓰기 동무들은 성의 있게 읽어줍니다. 누군가 내 글을 기대하고 읽어 준다는 것은 즐겁고 감사한 일입니다. 이분들이 일일이 달아주는 댓글로 힘을 얻습니다. 이렇게 감사하고 기분 좋은 경험 때문에 글 쓰는 것이 더 즐거워집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어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글쓰기 모임에도 들었지만 그 외에도 영화 시사회를 보고 일주일 만에 후기를 올려야 하는 ‘브런치 무비 패스’ 이벤트를 신청하고, 월간 서른 브런치 매거진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영화 리뷰나 강연 리뷰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영화나 강연을 보고 따로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리뷰를 올려야 하는 약속을 하게 되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약속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강연이나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리뷰 정리해서 알려줄게.”라고 말하게 되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을 쓰게 됩니다.
직장생활 관련 글을 브런치에 쓰면서 나름 공유되는 글을 잘 쓰고 있다고 자만감이 들 무렵이었습니다. ‘브런치 무비 패스’라는 이벤트에 참여하여 영화 리뷰를 처음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니 리뷰 쓰는 것은 쉬울 거라 생각을 했는데 제가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브런치 무비 패스’는 브런치에서 선정한 영화 시사회에 참여하고 7일 이내에 리뷰를 무조건 올려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좋아하지 않는 영화도 보고 나서 글을 써야 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평소 깊은 느낌이나 생각이 넘쳐났을 때 글을 쓰다가 재미없게 본 영화에 대해서 쓸려고 하니 거부반응이 났습니다.
영화는 좋아했지만 최근 영화 전반에 대한 배경 지식은 많지 않았습니다. 다른 영화 리뷰와 비교하면서 위축되었고 제 글은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지니 쓰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제가 느낀 것은 모두 다 각자의 경험과 느낌이 다르니 ‘아는 만큼 느낀 만큼 글을 쓰자!’였습니다. 아는 척도 하지 말고, 제가 알고 있고 충분히 소화된 느낌 그대로 글을 쓰다 보니 1페이지가 어느새 채워졌습니다.
제가 주 1회 미션을 계속 수행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무조건 마감 시간 전까지 '글을 쓰는데 의의를 두자!'였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글은 없으니 글쓰기 모임의 규칙에 부합되게 A4 1페이지 분량의 글을 어떻게든 쓰는 것입니다.
잘 써야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목표를 이번 주 글 한편 완성하는 데에 집중하면 마음의 부담도 없어지고 쉽게 글이 써졌습니다. 그리고 마감 시간 전까지 시간이 있으면 열심히 읽어보면서 고칩니다. 퇴고가 아쉽다고 생각돼도 일단 글쓰기 마감 시간 일요일 밤 11시 59분까지는 무조건 올립니다.
SNS 글쓰기 장점이 ‘글을 올리고 수정이 가능하다’입니다. 완벽한 글을 올리면 좋겠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오타도 발견되고 추가하고 싶은 것도 발견이 됩니다. 글을 쓰고 퇴고하면서 내용을 추가하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하는데 아무리 봐도 안보였던 오류가 SNS에 올리면 더 잘 보입니다.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 글 한편을 완성하지 못한 것보다 미흡하더라도 완성된 글을 다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한 경험은 나에게 점점 자신감을 줍니다. 저도 꾸준한 글쓰기가 축적되다 보니 점점 어떤 환경에서든 미션을 완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생깁니다.
이번 주도 친구들과 여행을 왔는데 주 1회 글쓰기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친구들이 잠든 밤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시간은 없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입니다. 내 삶에 글쓰기가 우선순위에 있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고 글쓰기를 통해서만 실력이 는다.
- <뼛속까지 내려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