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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Aug 19. 2018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이별을 잘 하는 법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를 읽고

최근에 친한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시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슬픔은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깊은 슬픔입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아픔입니다.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친구의 아버님이 처음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더 막막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간혹 잊고 살아갑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도 나에게는 오지 않을 일인 것처럼 일상을 살아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버지를 잘 보내드리는데 너무나 서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이별은 예행연습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저와 같은 후회를 제 친구는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전달했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저같이 뒤늦게 후회하시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이별을 잘 하는 법 5가지'는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를 읽고 참고하여 정리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임종자로서 겪을 수 있고, 지켜보는 가족으로서 겪을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죽는다는 것은 '죽는' 사건 하나만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족들이 슬픔을 이겨내고 일상생활로 돌아왔을 때 비로소 끝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claude Monet 1897



1. 임종 준비의 첫 단계, 유언장과 사전 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갑자기 말기 질환을 사랑하는 가족이 선고받게 되는 날을 상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여느 날과 다름없던 아침 일상 속에서 근무를 하다가 동생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말기 암에 걸리셨고 병원에서는 남은 수명이 3개월 ~ 6개월이라고 했다며 저에게 울면서 전했습니다. 저는 모든 일이 꿈만 같았습니다.


어제만 해도 멀쩡하셨던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사실 날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말기 질환 상태'라는 것은 다시는 건강을 되찾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저희 아버지처럼 암 같은 병에 걸려서 그렇게 될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사로고 그런 상태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저희 아버지는 '말기 질환'을 선고받고 1개월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희 가족은 그래도 1개월이라는 시간을 준비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이 시간에 아버지는 유언을 준비하시고 사전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셨습니다.



2. 마지막에는 호스피스 의료를


저희 아버지는 치료를 받으시다가 돌아가셨기에 일반 병실에서 임종을 맞이하셨습니다. 아버지를 둘러싼 의료진들 때문에 돌아가시는 상황에 손을 못 잡아 드린 것이 마음속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었던 상황임을 알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아버지 혼자 얼마나 무섭고 외로우셨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임종 환자가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우리나라에 호스피스 병동을 갖춘 종합병원이 10개 내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되도록이면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호스피스 병동을 추천드립니다.


이번에 제 친구의 아버님은 다행히도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을 맞이하셨다고 합니다. 가족들에게도 임종의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잘 보내드릴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받을 수 있는 점이 일반 병동과 다른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3. 임종 간호는 환자의 불안을 최소로!


임종이 가까워오면 누구나 불안하고 고독감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이때 가족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당사자에게 '우리는 당신이 임종할 때까지 계속해서 곁에 있을 것'이라고 되뇌어주는 것입니다. 한두 번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확인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병이 위중한 상태라 정신이 오락가락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사람을 몰라보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때 절대 "제가 누군지 아세요?"라고 물어봐서는 안됩니다. 질문을 하는 사람은 처음 하는 것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새로 병문안을 오는 사람마다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정말 혼란스럽고 힘든 일입니다.


병문안 갔을  때 무조건 이런 질문을 하지 마시고 대신 먼저 자기가 누구라고 먼저 밝히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 제가 누군지 아세요?"라고 묻지 말고 "아버지, 저 OO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게 병환 중인 어른을 위하는 길입니다.



4. 환자 주변을 깨끗이 유지하고 음악 틀어주기


병상 주변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환자의 몸을 청결하게 해드리는 것이나, 주변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환자가 불교 신자라면 경전을 읽어 드리거나 조용히 염불을 해 드려도 좋습니다. 환자가 기독교 신자라면 '성경'에서 당사자가 좋아하는 구절을 찾아 계속해서 읽어줍니다. 또는 같이 기도를 해도 좋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버지가 쓰신 책을 가지고 가서 매일 읽어 드렸더니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평소 듣지 못했던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저에게도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음악을 틀어주는 것입니다. 청각은 우리가 끝까지 갖고 가는 감각입니다. 그래서 숨이 붙어 있는 한 들을 수 있습니다. 말기 질환 환자에게 음악을 틀어주면 많은 위안이 된다고 합니다. 종교가 있으신 분들은 찬송가나 염불, 아니면 환자가 평소 좋아하던 노래나 음악을 잘 기억했다가 틀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환자의 손을 만지면서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라고 말해주세요. 환자의 의식이 왔다 갔다 하거나 혹은 아예 불명 상태일지라도 환자는 그것을 다 듣고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아빠 딸로 태어나서 감사하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계속해 드린 기억이 나네요.



5. 고인을 보낼 때 울부짖지 말자.


이 부분이 실제 제가 겪어보니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임종이 임박했을 때 옆에 있는 가족들은 절대 임종자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편안하게 이승을 떠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정말 마지막 순간이 되어 힘들어하시면 "저 위에 환한 빛이 보이시지요? 그 빛을 따라가세요. 저희도 나중에 따라갈 겁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 말고 편안히 가세요. 우리는 다시 만날 겁니다."라고 말씀해 주시면 좋다고 합니다.


저는 아버지를 편안하게 못 보내드린 부분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중에 오열해도 좋습니다. 그것은 임종자를 편안하게 보내드린 후의 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아무리 잘 보내드렸다고 해도 후회가 안 남을 수 없습니다. 죽음을 기억하며 소중한 가족과 유한한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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