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줘 : 영화 코코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2018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코코'는 음악을 좋아하는 미구엘이 우연하게 죽음의 날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영화입니다.
우리에겐 명절이 죽음의 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지난 추석에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영화에서 무엇보다 감동적인 부분은 ‘사랑하는 딸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전하고자 했던 스토리입니다. 증조할머니 '코코'의 아버지가 본인의 꿈을 찾아 떠났지만 가족들을 그리워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집에 오지 못했습니다. 죽은 이후에도 딸에게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죽음의 날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는 진실이 밝혀집니다.
이생에서나 저승에서나 어쩌면 남는 건 사랑뿐인걸 왜 사람은 그렇게 복잡하게 살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난 보낸 사람은 이 영화에서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는 한 죽은 게 아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다가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땅속에 묻히시는 날 제 맘은 이랬습니다.
아버지의 육신은 지금 땅 속에 묻히지만 내가 아버지를 기억하는 한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고...
그래서 슬퍼하지 말자고
아버지의 정신은 나와 함께 하고 있다며
맘을 다잡았던 일이 생각납니다.
점점 살면서 어떻게 사는 게 옳은지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 이후 제가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가 자신의 인생을 무엇보다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식에게는 충분히 사랑을 주셨고,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오셨습니다. 아버지는 한 번도 죽어서도 본인을 기억해달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살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나, 좋은 일이 있을 때 아버지가 항상 그립고 생각이 납니다. 그만큼 제게 많은 추억과 영향을 주신 분이셨으니까요.
사후에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사람을 많이 좋아하고 본인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바람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휘둘려 누군가를 위해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내게 주어진 삶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많이 나누면서 살고 싶은 바람일 뿐입니다.
그렇게 삶을 살아가다 보면 굳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기억되지 않아도 상관없는 삶을 살지 않을까요?
많이 사랑하고 표현해도 부족한 시간입니다. 살아 있을 때 많이 사랑하고 표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