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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LER Jan 16. 2017

고독을 씻기는 방법

너는 어때#15

"사람사는 집은 어떻게든 소리가 나요. 에너지라고 하죠.

침묵에 익숙해지지 마세요. 살다 보면 말이 없어집니다.

서로 다 안다고 생각하니까 굳이 할 말이 없어지는 거에요. 

거기서 부터 오해가 생겨요. 침묵에 길들여지는 건, 

무서운 일이죠"        

- 내아내의 모든것 中 -






흔히 조용한걸 좋아한다고 한다. 조용한 것과 고독한 건 다르다.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과의 차이. 고독이 물론 후자이다. 또한 의도적이지 않다. 고독은 외로움과도 같다.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요함이 내게 찾아온다면 그건 고독의 신호다. 벗어나야한다. 


어떻게 벗어나는게 좋을까. 우리가 외로움을 느낀다는 건 '욕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하고싶다'는 갈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고독을 느낄 이유가 없다. 자신의 욕망이 어떻게서도 해소되지 않기에 벌어진다. 샤워를 해보자. 준비물로는 단조로운 선율로 구성된 재즈나 클래식, 내 몸을 녹여줄 정도의 수온이면 된다. 앞서 말한 재즈나 클래식은 선택이다. 키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은 빗소리처럼 음악이 되어 돌아올테니까. 


어느 책에서, 성공가도를 쉼없이 달려온 여성은 샤워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샤워할 시간도 아깝고, 해야할 필요성도 못느낀 그녀는 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의 온도을 잊어갈 수록 자괴감에 빠져들어갔다. 목표는 뚜렸했지만 그 이유가 몽롱해진 것이다. 언제나 계획적이던 그녀는 생각없이 몸에 물을 적시기 시작한다. 온갖 먼지가 쌓인 옷을 벗고, 속살을 드러냈을 때의 자신은 '무' 그 자체였다. 거울이 수증기에 덮힐쯤 그녀는 깨닫는다. 내가 달려야할 목표의 이유와 나에 대한 소중함을 말이다. 목표로 향하기에는 많은 준비물이 필요하지만 나를 보듬기에는 따스한 물온도가 곁들여진 샤워기 하나면 된다. 


고독을 벗어나기 위한 첫번째라고 했지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재검색하기도 하고, 무로 돌리기도 하면서 원색 이었던 욕망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이후의 일은 모두 당신이 할 일이다. 





VO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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