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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LER Jan 09. 2017

나는 죽고 싶었을 뿐이야

너는 어때#14

"누군가 당신에게 죽고 싶다고 말할 때, 당신의 반응은 어떤가요?"





누군가 당신에게 죽고 싶다고 말해요. 


"형.. 나 죽고 싶어.."



그에게는 아내도, 딸도, 돈도, 집도, 차도 있다. 그것도 '예쁘고, 살갑고, 많은, 넓은, 비싼'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근데 왜 죽고 싶다 말한 걸까. 세상이 말하는 모든걸 가진 그가 말이다. 저 중 하나가 아닌 두개, 세게, 모든게 없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데 말이다. 일반적 기준에서 그는 절대 죽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희망이고 도달해야 하는 목표이다. 가진자가 불행하다면, 없는 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흔히들 말한다. 가졌다고 해서 행복한건 아니라고. 흔히들 말한다. 갖지 못했다고 해서 불행한건 아니라고. 또 누군가 말한다. 행복의 기준은 돈이 아니라고. '돈'은 '가졌다'의 동의어라 할 정도로 일반화되어진 사회적 단어다. 


상식은 무서운 것이다. 일반화를 만들어주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상식적으로의 표현은 "당신은 이상해요" 라고 말하는 다른 말이다. 우리의 상식과 이론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 진것이다. 다수결에 의해 창조되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행동과 이해를 바탕으로 객관화하고 이론화하고 정립하여 관습적으로 주입되어 왔다. 


흑백논리 또한 마찬가지다. 중간이 없다. 우리 모두 극단적인 것은 안좋다고 알고 있다. 그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흑백논리를 원한다. 모든지 딱 떨어진 것을 좋아하고 애매함은 우유부단함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목표는 높을 수록 좋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도 그 언저리를 더듬고 머물기는 할 테니까. 목표가 되어지는 세상에 사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름은 언저리다. 목표언저리. 


"사람들이 나를 자기들 '목표' 라고 하더라고. 내 이름이 마치 최목표 이라도 된듯양 말이야"

"사람들이 나를 "목표언저리"라고 하더라고. 내 이름이 마치 최목표언저리 라는 말도 안되게 긴 이름처럼."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세상은 인간이 꾸미고 만든다. 평균적인 인간들을 기준으로 삼아서. 그래서 그런지 배척되는 이들이 생긴다. 죽고싶다고 말한 사람 처럼 말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 특히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하게 말할 것이다. 


"배가 불렀네. 고파바야 저 딴 소리 안하지"


내가 말하고 있는 것 또한 일반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안그러는 분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일부라고 확신할 수 있다. 이 처럼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저런식으로 치부되어간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까지 써내려간 것처럼 우유부단하지 않다. 한마디면 된다. 자유는 없다. 넓은 상식에 갖혀 생활하는 인간. 벗어난다해서 갖히지 않았다 할 수 없다. 상식적인 인간들의 틀 속에 갇힐 테니까. 


최근에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 라는 책을 읽었다. 책 속 인물 중 채식주의자가 되어버린 여자가 있다. 이유는 꿈 때문이다. 정신병자로 치부할 만한 이상한 꿈을 꾸고 채식주의자가 된 여자. 남편과 부모님 그리고 세상에 거부당한 그녀. 나중에 가서는 물만 먹게 된다. 자신은 먹지 않아도 된다며. 언니는 말한다. 


"좀 먹어! 정말 죽으려고 그래?!"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이 한마디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작가의 의미를 판단하기에 난 아무것도 아니다. 그져 내 안에 전해져오는 감정에 충실할 뿐이다. 


"그러게..."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게.... 왜 우리는 죽으면 안되는 걸까? 사후의 세계를 본적도 없으면서. 알지 못하는 두려움만을 가지고 이 세상이 전부인양, 죽으면 안된다고 한다. 약을 개발하고, 발전된 수술들은 죽으면 안된다고 울부짓는 것 같다. 도대체 왜일까. 아무도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단 한가지 공감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그들이 아파할테니까. 


상식과 흑백논리 그리고 목표이든 목표가 아닌 언저리에 사는 분들에게 묻는다.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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