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너는 어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OLER Apr 17. 2017

WANNABE 9가지

나만의 것으로 물드린 공간






우리는 하루살이와 같다. 침대에서 일어나 다시 잠들기 까지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살아간다. 단지 하루의 기억을 그 다음 하루까지 연장시킬수 있다는게 하루살이와의 차이점이다. 우리에게 하루라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아침 8시에 일어나 저녁 12시에 잠이 든다면 16시간을 온전히 눈을 뜬채 살아간다.  꽤 긴시간이다. 하지만 돈이 필요하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돈. 이를 벌기위해 16시간중 보통 9시간을 소요한다. 플러스알파로 출근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과 대중교통 또는 차안에서의 시간을 포함한다면 7시간 정도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수 있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게 일반적일 것이다. 집안에서의 7시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하려한다. 내가 살고 싶은 워너비 7시간에 필요한 물건 9가지를 소개한다.


안락한 1인용 쇼파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

골든메달 스파클링 

유리잔 & 얼음

블루투스 스피커

넓은 책장과 책

분위기를 담은 조명

감성맥북

작은 테이블


책이 싫었다. 그림없이 글자만을 보고 상황을 스스로 상상해야하는데 굳이 힘을 쓰고 싶지 않았고 잘 되지도 않았다. 십분이상 책을 읽고 있자면 엉덩이가 따끔거리고 명치가 먹먹해져 왔다. 가로 세로 60센치도 되지 않는 공간에 묶여 아령보다 무거운 책을 들고 숨만쉬고 있어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중학교 때 였다. 국어선생님이 숙제로 10장이내에 단편 소설을 써오라고 했다. 나름 소설책을 뒤져 구성을 찾고 구조를 따져가며 나만의 스토리를 써내려갔다. 생각보다 수훨하게 잘 넘어갔다. 학교에서 논술 할 때도 상은 타지 못했지만 글은 잘 써내려갔었다. 그리고 짧은 피드백이 돌아왔다. "넌 일기를 썼더라?"... 


그런데 나는 지금 책 읽기에 재미가 들렸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러면서 나는 나만의 공간을 욕심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공간에 들어갈 9가지의 물건들을 선택했다. 넓은 책장과 그곳에 꽃혀있는 책들, 물맛 나는 아메리카노가 아닌 스타벅스의 오늘의 커피(드립커피). 목이 마를 때 찾게되는 골든메달 스파클링. 뉴요커 감성을 담은 골든메달과 분위기 있는 바에서 즐겨 사용하는 유리잔과 얼음의 조화. 보고만있어도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은 재즈가 흐르는 공간에서 빛을 더욱 발한다. 


음악, 커피, 책. 다음은 안락의자다. 푹식하지만 기품있는 가죽으로 구성된 1인용 쇼파야말로 영국의 고풍스러움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데 1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분위기를 운운하는데 톤 다운된 조명이 필요하다는 건, 말해 무엇하랴. 마지막으로 지금 사용하고 있는 맥북에어. 말해 무엇하랴. 


내가 원하는 물건들을 허세 가득하다고 말 할 수있다. 사치스럽거나 된장남이라거나 겉멋만 잔뜩들은 남자라고 할 수도 있다. 아돈케어. 집안을 꾸민다는 건 내 삶을 꾸민다는 것과 같다. 내 삶을 누군가의 잣대대로 꾸며지길 원치 않는다. 내 인생의 모토는 폼생폼사다. 

고급진 레스토랑에 츄리닝을 입고 가지 않고 장례식장에 빨간 수트를 입지 않는 건 그 곳에 대한 예의이자 자연스러움이다. 수트와 츄리닝 중 어떤게 더 편한지 물었을 때 수트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수트와 츄리닝 중 어떤게 더 편한지 물었을 때의 대답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행동하길 원한다. 내가 만든 공간에서 플라스틱의 기품없는 잔으로 골든메달을 따라 마신다는건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추레한 잠옷보다는 갖춰진 잠옷과 가운이 자연스럽다. 어느 공간에 있을지의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다. 나의 워너비9가지는 돈이 든다면 들겠지만 큰돈이 들만한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그에 비한 나의 행복과 삶의 질은 말해 무엇하랴. 당신에게 집이 있다면 한평만이라도 자신의 워너비에 맞춰 꾸미길 바란다. 집 전체를 꾸민다는 건 힘과 노력, 돈 그리고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온전히 집안에 있을 7시간중 3시간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는 건 '로망'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일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내가 꿈꾸는 세계가 존재한다면, 꿈을 꾸는게 아닌, 꿈과 함께 사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닐까. 

IT'S MY WANNABE LIFE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을 아직 사랑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