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
부정적 사랑.8
<꺼진 쿠션>
6년전 소파를 하나 샀다
각잡힌 형태가 아름다웠다
어딜 앉아도 푹신했고 편안했다
6년이 지나니 알게 됬다
넓고 긴 소파에 내가 머무른 공간은
오른쪽의 작은 귀퉁이었다
6년전의 아름다운 각을 유지하던 소파
축늘어진 형태에 오른 쪽 구석탱이 쿠션은
꺼져있고 헤져있다
6년 전 처럼 새것을 들였다
각잡힌 형태가 아름다웠다
어딜 앉아도 푹신했고 편안했다
그런데 잠은 오지 않는다
한달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는다
6년 하고 한달이 지난 그 소파를 다시 꺼낸다
자연스레 오른쪽으로 엉덩이가 빠졌다
시계바늘은 어느새 세바퀴나 돌았다
잠이 들었었다
-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