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지만 외롭지 않은 시간을 흘려보낸다.
지하철 보다는 버스가 좋은 사람들이 있다. 뚜벅뚜벅 지하에서 시작하는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믿을 만하고, 누군가와의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
수단이지만 가끔은 주변상황에 민감하고, 언제올지 몰라 하염없이 바라보는 기다
림을 갈망할 때가 있다.
버스안에 앉아, 아무생각 없이 창 밖을 바라보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매번 비슷한 건물들과 도심 속에 자리잡은 자연들을 보며 나의 현실에 귀 기울여 본다.
엄마 손을 잡고 뒤뚱뒤뚱 있는 힘을 다해 걷는 아이,
딱히 화음을 맞추진 않았지만 실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그녀들만의 이야기와 함께 흐르는 웃음소리,
이 세상에 중심인 듯 서로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연인들,
꺼뭇꺼뭇 하지만 어떻게 보면 멋잇는 그들,
모든 세울을 혼자 짊어진 양 축처진 가방을 멘 그녀석들,
달려가 손잡다 드리고 싶은 우리들의 어르신들,
각기 다른 생각과, 각기 다른 눈을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며 내 자신을 투영해보기도 하고,
비교도 해보며 혼자지만 외롭지 않은 시간을 흘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