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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LER Jan 27. 2023

플랫화이트 부부

두번째 VIP

플랫화이트 부부

두번째 VIP


차분한 부부가 주말 오전 한적한 시간대에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내 카페의 메뉴판을 보면 주문하는 데 까지의 시간이 꽤나 소요된다. 부부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남자 말했다.

"따뜻한 플랫화이트 2잔 주세요"


뒤이어 여자가 말했다.

"영상 찍어도 될까요?"


손에 쥐어진 카메라가 보였다. 유튜버들이 많이 가지고 다니는 분위기의 장비였다. 핸드폰이었는 지 카메라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럼요. 유튜브 하세요?"


여자가 수줍지만 당당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근데 할지도 몰라요. 나아아중에"


남자는 말투부터 모든 행동이 굉장히 차분하다. 여자는 눈빛 부터 호기심과 당당함을 겸비한 아우라를 장착하고 있었다. 상반된 분위기를 가지고 있던 부부였지만 그들만의 세계가 있을 것만 같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무언가가 있었다. 


주문했던 시간처럼 커피 또한 시간끌지 않고 마시고 쿨하게 밖을 나섰다.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부부가 등장했다. 이번에는 남자의 차분함 보다는 여자의 당당함이 돋보이게 말이다. 


주문은 항상 남자가 한다.

"플랫화이트 따뜻하게 2잔 주세요"


커피를 제공하고 돌아오는 길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여기가 반경 5km 내에서 커피가 가장 맛잇어요"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기계같은 리액션이었지만 상당히 기분좋은 말이다. 하지만 문득 의문이 들기도 했다. 부부는 어느 카페가 가장 맛있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까. 물어볼까 생각했지만 일단 묻어두기로 했다. 그들이 10번째 오는 날이 디데이다. 


부부에게는 고마운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매번 리뷰를 쓴다는 것이다. 현재 리뷰를 써주면 에스프레소를 무료로 제공해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에 있는데 한번도 마신적이 없다. 첫 시작은 커피가 맛있어서 꼭 써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재미가 들렸다고 한다. 매번 영수증을 챙겨서 리뷰를 작성해 주시는데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많은 카페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다. 장사가 잘되는 것 같은데 사라지고, 역시나 하고 사라지고, 맛있었는데 사라지고. 여러 이유들과 사정이 있지만 단 한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자 진실은, 사라지고 싶지 않다면 VIP를 만드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나만의 개성을 살린 커피와 분위기를 즐기로 오는, 나만의 VIP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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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N COFFEE ROASTERS

바이덴 커피 로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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