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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LER Mar 16. 2016

그는 그냥 착한 사람일 뿐이었나

강하늘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라디오 스타’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갓재석’에 버금가는 미담배우로 거듭나 버린 배우 ‘강하늘’에게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영화 동주를 찍으면서 벌어진 일화로 이준익 감독이 그가 화내는 모습을 보기 위한 연출까지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계속되는 그의 미담이야기는 끝 없이 이어졌고 결국 라디오스타 MC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김구라의 미간은 한없이 쭈그러들며 “그만해”를 외치고, 규현은 “존경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롤모델’이라는 선언까지 해버렸다. 미담들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배우 ‘강하늘’의 존재감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드러났었는지 궁금해졌다.


강하늘의 연기에는 배려가 존재한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의 기억이 강하늘에 대한 나의 ‘첫기억’ 이다.그가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를 2편 밖에 보지 못했지만, 전부터 꾸준한 연기생활로 쌓아온 그의 연기내공은 생각보다 높았다.


두 작품 밖에 보지 못했지만 한결같은 면이 ‘하나’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건 의도치 않은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는 강하늘이라는 사람에 맞춰서 연기를 한다기 보다는 캐릭터에 충실한 연기를 하는 것 같았다. 배우 본인의 캐릭터와 함께 개성 강한 자기 자신을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배우들을 많이 봐왔다. 하지만 강하늘이라는 배우는 자신의 개성을 숨기고 영화 속 캐릭터에만 충실했다. 그 결과가 바로 혼자있을 때보다 상대방과 연기를 할 때 더 빛이 난다는 것이다. 그의 연기는 조화롭고 자연스럽다. 물흐르는 듯한 연기 스타일로 개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배우의 개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역할의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언뜻 개성없어 보이는 강하늘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영화 속 인물과의 조화를 통해 ‘천의 얼굴’로의 변신이 가능할 것같은 배우다. 드라마 ‘미생’에서의 서울 싸가지와 영화 ‘스물’에서의 서울 찌질이, 서울 사람같이 생긴 인상을 가지고 그는 많은 얼굴을 보여줄 것이다.


‘동주’라는 영화의 주연으로 캐스팅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동주’을 탐낸 배우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개성 강하고, 한창 유명세를 펼치고 있는  배우였다. 바로 유아인이다. 그런데 이준익감독은 그가 아닌 강하늘을 택했다. 이유는 간단하지만 명확했다. “유아인이라는 사람에 윤동주라는 사람이 가려질 것 같다.” 라는 것이 이준익 감독이 대배우 유아인이 아닌 강하늘이라는 배우를 선택한 이유이다. 영화 ‘동주’의 실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흑백으로 연출을 한 이준익 감독의 소신있는 결정이었다.


“강하늘은 영화 안에 들어있는 사람에 최대한 자신을 배제 시킨다”.


영화 ‘좋아해줘’에서 강하늘은 천재 작곡가지만 연애에는 서툰 ‘모태 솔로남’ 이수호 역을 맡아 첫사랑에 빠진 사람의 순수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박현진 감독이 “이수호 역에 강하늘을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고 말한 것처럼, 강하늘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자신에 대한 철저한 배제로 영화속 캐릭터를 빛내는 그를 그냥 ‘착한사람’ 이라는 수식어로 한정하기에는 너무 좁은 틀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다음 작품과 무한한 변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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