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 여행 #3

조금은 다른 여행

by 한겨울
사세보를 움직이는 사람들.


원래 이 사세보를 찾은 목적이 햄버거 였으니 네비게이션에 햄버거 가게의 주소를 입력했었다. 적당한 주차장을 찾아 보다 마침 버거 집 맞은 편에 경차 전용 주차장이 있었다. 고맙게도.


최근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도 주차 요금이 제법 비싼 편이라 솔직히 걱정도 있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야메시의 쿠로키마치였지만 중간에 거쳐 가는 곳에서 너무 많은 경비를 소모하고 싶진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경차 전용 주차장은 꽤 반가웠다.


주차를 하고 돌아본 사세보는 의외로 컬러풀한 동네였다. 건물마다 색색별로 포인트 컬러가 있었다.


그런 느슨한 동네에 벤츠를 끌고 버거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려 보면 한적한 시골 같은 느낌이었다.


무언가 사세보 버거라는 말에서 주는 굉장한 이국적인 느낌일 거라 생각했지만 그냥 하카타보다는 조금 느슨한 그런 동네였다.









평균적으로 저녁 8시나 9시까지는 장사를 하는 편인 우리 나라에 비해 일본은 비교적 빨리 문을 닫는 가게가 많았다.


저녁 5시만 되면 다들 가게 문닫고 집으로 가는 모양인지. 조용하고 고즈넉한 곳으로 돌변하게 되는 것이다.


버거를 먹고 나오니 근처에 먹고 싶은 슈크림 가게가 있다 하여 차를 그대로 두고 걸어 가기로 했다.


의외로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서 가능한 코스라고 선배가 웃으며 이야기 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이런 식의 코드가 맞지 않으면 서로가 괴롭게 된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슬그머니 걸어서 향하고 싶은 길을 일행이 걷기 싫다고 우기면...


비교적 같이 온 일행이 원하는 것에 맞춰주는 편인 나는 선배가 먹고 싶다고 한 푸딩 가게로 향했다.





사실 식사 후 디저트로는 그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즐기는 편인 나로서는 달디단 푸딩을 찾아 먹진 않는다. 그렇다고 딱히 거부할 이유도 없는지라 선배가 원할 때마다 푸딩을 몇 번인가 접할 기회가 있었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시즌 한정 슈크림 절찬 판매중


우리는 몇 가지 간식 거리를 사들고 사이카이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국립공원 올라가는 길

계단을 올라서자 마자 나를 맞아 주는 건 웬 걸? 제법 카리스마 있어 보이는 길고양이였다.

왔냐? 이 동네는 처음이지?
왔으면 등 좀 긁어보지?
쟤넨 여기 왜 왔대?


이 동네 터줏대감인 듯 가까이 다가가도 경계심없이 제 할 일을 하는 고양이들이었다. 오히려 뭐 먹을 건 없냐 하며 어슬렁 거리며 내 주변을 돌아다녀 곤란하기까지 했다. (나는 고양이를 매우 사랑하지만 아쉽게도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서 접촉은 피하는 편이다. )


내게 다가오는 고양이들을 미안한 마음으로 지나치며 좀 더 걸어 갔더니 제법 공들여 조성된 산책로가 나타났다.


문학비의 길



한가로운 봄날에 김밥이라도 싸들고 나와 햇볕을 즐겨도 좋을 길이었다. 더군다나 문학비의 길이라니.

길을 걸으며 소설 속 한 장면을 떠올려도 좋을 법 했다.

사이카이 국립공원 전경
그리고 문학비의 길을 따라 걸으면 저 멀리 전망대가 보인다.



사진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또 이 곳을 방문했던 것을 잊고 있었겠지.

한 두 장의 사진으로 인해 고스란히 떠오르는 그 날의 기억은 즐거웠던 그 시간을 되새겨 나를 다시 떠나고 싶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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