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와 집중

수양 엄마

by 정한별

나의 수양 엄마는 김 용자 심자 되셨는데, 4살에 산에 버려져서 절에서 평생 남을 기도하고 그 기도를 받은 사람이 행복한 모습을 밥이라 여기며 사시니라던, 90이 다 되신 엄마였다. 절망하고 방황하고, 반항하던 어린 시절 “사람의 명을 받고 태어나서 나쁘다는 일은 하면 안 되지만, 좋다고 하는 일들은 다 해보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일갈로 망상을 소롯 소지해 주려고 애를 쓰셨다.


버팀목처럼 집으로 모셔 함께 살았는데, 90이 넘은 분께 엄마는 또 어머니처럼 곡진히 대하셨고, 난 그 엄마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세상에 아무런 한이 없는 사람처럼 평안했다.


해심(解心),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만큼 한과 원망이 잦아드는 일이었음을 절감한다. 그 시기가 가장 마음이 평온한 시기가 아녔는가 생각이 든다.


그런 산 분이 마을로 내려와 집에 기거하실 때, 생전 보시지 않으시던 TV를 열심히 시청하셨는데 그 내용은 디스커버리에서 만든 ‘과학자’ 이야기였고, 우주선을 만들어 달에 착륙시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 시리즈를 한치도 빠짐없이 다 보시곤 한마디 하신다. “하나(一念)이면 달에도 간다.” 과학자나 기도하는 사람이나, 집중하는 사람들은 아니 될 일이 없나니.


많은 생각(生覺; 산 깨달음)들을 하고 산다고 착각하지만, 인류의 진보는 망상이나 착각에 의해 나아가지는 않을 것, 그 자기 생각들이 때때로 생각이 아닌 사각(死刻; 죽음을 새기다, 생각의 박제)이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숨이든 호흡이든 삶이든 양태든, 평온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명에 집중하고 있는가? 외도하고 있는가 스스로 되우 물어야 하겠다.


이렇게나 많은 혜택과 해심 속에서도, 외도와 호도 속에서도 집중, 집중, 그리고 또 집중, 내 집중을 잘 찾아 나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더 추구할지이다. 이때 더욱 극명하게 외도와 호도들이 설 자리를 잃는다. 옳다고 생각하시는 바 오롯 집중으로 덤덤하게 나아가시라. 나쁘다고 하는 일은 하지 아니하면 더욱 좋다.


열매나 결과는

외도, 호도, 집중하지 아니한 시간들을, 변명도 없이 고스란히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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