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퍼붓자

2015

by 정한별



새우 휜 등 작은 초가집
말없이 자리를 털고 비가
퍼붓는 속으로 아버지
일어나 나가신다 헛간
부스럭거리는 소리

어렴풋이
네 모진 살포 손잡이를 쥐시는 소리
들렸을 것이다

비가 퍼붓는 속에서 쿨쿨
어린아이 나는
단꿈을 짓고

아버지는 이 비가悲歌
퍼붓는 속에서
두렁을 밟고 줄타기

물꼬를 트고 계셨다

꿈결인지 농군
아버지의 묵묵한 의사
낱알 주렁주렁 매달린
행복行福과 다른 행복幸福으로 솥뚜껑
들썩 거리니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속의 살포와 한국 민속촌의 살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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