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쇼, 줄을 타다가 내 거시기가 다 닳았소
답색희沓索戱(2014년 8월 4일)
얼음산이 잘하면 살판이요, 잘못하면 죽을 판
한 발 짝 저기 과거 여기 현재
떼든 말든 살얼음판 잔 놀이 명을 건다, 얼쑤
줄고사 작두 인제 그만 타라던 날 당부 잊었나
저기서 이어진 저 줄 다시는 오르지 마시라던 가름
줄 끊었지 않소?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몽롱했던 청춘아
저 줄 이은 시간을 뒤돌아 보지 마오
줄 끊었지 않소?
끊어진 줄 이어 와
화로 이고 허공 재비 훌렁 넘어
불덩이 뒤집어쓴 화상을 다시 울어 사시겠소?
저 승繩 타고 오신 님아
다시 저 승繩 올라 두 무릎 황새 두렁 넘어
건너가지 마소
살판 저 얼음 깨어지면 죽을 판
영영 다시 못 만나오.
*익숙하고 유창한 놀이를 찾아 즐기는 사이, 짓무른 가슴을 우는 그림자가 있다.
너도 나도 썩은 관아 마당에 목숨을 내어 걸고 판을 벌여 죽음을 담보한 괴뢰희傀儡戱, 꼭두각시 유희에 빠져들어 고름 종기 돈병, 그럴싸한 가면을 쓰고 구걸하는 생이 있지 않은가?
저 연예의 연명은 대중의 비명을 위로하는 정도를 넘어, 그저 부라퀴 돈에 기생하여 입을 틀어막는 발림이다.
줄을 끊어야 한다. 완전히!
* 19세기 말 김준근(金俊根) 「기산 풍속도(箕山風俗圖)」